유출된 새누리당 당원 명부를 전달받은 인물 중 한 명으로 울산 남구 갑 이채익 의원이 지목됐다는 20일자 보도와 관련, 지역 야권이 검찰의 수사확대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지역 신문과 방송은 일제히 이 문제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울산지역 일간지인 <경상일보>와 <울산매일> <울산신문> <제일일보> 등은 21일자 신문에서 일제히 이채익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1면 주요 기사로 다뤘고, KBS울산방송, 울산MBC, UBC울산방송도 20일자 저녁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UBC울산방송은 20일과 21일 방송에서 "보좌진이 명단을 받은 것은 맞다"고 한 이채익 의원과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UBC울산방송은 보도에서 "이채익 의원이 전화인터뷰에서 '보좌진이 아는 사람을 통해 당원 명부를 넘겨받은 건 맞지만, 경선을 하지 않고 전략공천된 만큼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의원이 일부 언론에  "당원명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앞서 이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알아보고 있는 중이며, 전략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당원명부가 특별히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었다

야권, 일제히 검찰 수사 확대 촉구

논란이 되고 있는 울산 남구 갑은 야권단일 후보 경선도 치열했던 곳이다. 민주통합당의 심규명 후보와 북구에서 지역구를 옮긴 통합진보당 조승수 전 의원이 본선보다 치열한 야권 단일화 경선을 펼쳤던 곳. 결국 예선에서 조승수 후보를 이긴 심규명 후보가 본선에서는 이채익 후보에게 패했다.

민주통합당 울산시당은 즉시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은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 울산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당사자는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양심에 따라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검찰은 조직적 공천 부정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조승수 전 의원이 분루를 삼킨 통합진보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검찰은 이번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사건이 개인 비리를 넘어, 공천과정에서 특정계파 개입 및 공정성 시비가 있는만큼 수사범위를 개인비리에서 보다 확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통합진보당에 겨눴던 검찰의 칼날이 새누리당 앞에서는 무뎌져 당원유출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개인비리에 그친다면, 이제 국민은 더 이상 검찰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새누리당 공천 탈락 최병국 의원, 박 전 위원장 사과 요구

울산 남구 갑에서 4선을 노리다 이채익 의원의 전략공천에 밀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탈당까지 했던 최병국 의원은 21일 공천에서 탈락한 10여명과 공동성명을 내고 당원명부 유출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병국을 비롯해 안경률 이사철 진수희 강승규 권택기 신지호 이은재 이화수 정미경 전 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220만명의 당원명부가 문자발송업체에 유출돼 큰 충격을 주고 있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당원명부가 총선 공천에 악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라며 "당원명부 유출의 관리책임이 있는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권영세 사무총장의 침묵은 정치적 도리가 아니며, 지금이라도 국민과 당원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