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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이 상식을 압도하는 이유는?[취재수첩] 몰표 받은 정치인들의 오만
박석철 기자 | 승인2011.11.10 19:20

세상은 상식적인 일상속에서 굴러간다. 만일 상식이 아닌 비상식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라면? 그래도 세상은 굴러간다. 다만 그 탓에 누군가는 고통받고 억울해 할 것이다.

지금 인구 113만 명의 울산광역시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그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거나 또는 모른 채 외면한다. 이를 깨치고 알려서 바로 잡자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허공속으로 사라지는 실정이다. 울산에서 그런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비상식의 통용, 그 이유는?

전국 각 시도 재정자립도 및 무상급식 현황
ⓒ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재정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부자도시라는 울산. 전국 지자체들이 일부 혹은 전부 무상급식을 실천하고 있지만 울산의 무상급식 지원비는 0원이다. 가장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북의 무상급식 비율이 69.8%라는 점과 비교해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단체나 정당은 지역에서 좌파 혹은 포퓰리즘 추구자로 매도된다.

울산시 공영주차장 부지가 인허가 과정에서 수십 억 원의 로비자금이 뿌려진 가운데, 고층아파트로 변했다. 더군다나 수십 억 원을 받은 브로커가 구속됐지만 그 로비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못 밝히고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준 돈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다는 것으로 처리됐지만 이 또한 상식과 어긋난다.

경사도 45.8%, 입목본수도 87.8%로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는 지역 명산에 특정업체가 땅을 매입한 후 지자체는 조례를 개정해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 행정의 착오였다는 주장이 우세한 현실 또한 상식과는 위배된다.

정치자금으로 일년에 5500만 원을 밥값으로 사용한 정치인. 전국 국회의원 평균보다 2배를 밥값으로 사용해 1위를 한 이 정치인은 무상급식을 반대한다. 그를 향해 SNS에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져도 보수성향 유권자단체는 최근 그에게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상'을 수여했다. 이 또한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는다.

울산의 이상한 사회현상은 공해도시를 막겠다는 한 여성 시의원을 되레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행보에서 절정을 이룬다. 환경전문가들이 "고황유 허용은 공해도시로 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해도 오히려 그들은 조례를 상정하지 않은 시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문제는 이같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이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한 것이 울산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울산은 과거 인구 10만여 명의 조용한 농어촌이었다. 하지만 1962년 공업특정지구로 지정된 후 급격히 산업화가 진행돼 현재 인구가 113만 명을 넘었고 1인당 GRDP가 4700달러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재정자립도는 서울, 경기, 인천 다음으로 높고 수출액은 전국 시도 중 가장 많다. 근로자 평균임금은 가장 높고 울산시의 한 해 예산은 2조2000여억 원에 이른다. 한마디로 부자도시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이같이 높은 GRDP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생산액이 큰 대기업 공장이 있어 가능하지만, 본사가 거의 서울에 있어 높은 생산액이 울산시민에게 골고루 돌아간다고 보기 힘들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등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이 매우 높은 반면 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해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부의 편중이 심하다. 근로자 평균임금이 높은 이면에는 비정규직의 상대적 박탈감이 있다.

부자 도시 울산... 그 실상은?

특히 고교 졸업생 90% 이상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현실에서 인구 113만 명에 걸맞지 않게 4년제 종합대학이 한 곳 밖에 없어 학부모들의 고통은 크다. 

자녀 교육에는 정규직, 비정규직이 따로 없어 시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기업 비정규직 가정의 고통은 부자도시에 걸맞지 않게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달에 몇 만 원의 혜택이 돌아오는 무상급식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상급식 0원 고수는 이런 서민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격이다.

앞서 열거한 비상식적인 일들의 원인제공자는 대부분 기존 정치권이다. 공영주차장 아파트 허용과 문수산 아파트 허용의 최종 결재권자는 3선의 한나라당 지자체장이다. 정치자금으로 밥값 5500만 원을 사용하고도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상을 받은 정치인도 3선의 한나라당 의원이다.

공해도시를 막자며 고황유 조례 상정을 거부하는 시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동료 시의원들도 한나라당 의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선거때마다 60%중반대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거에서 당선되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유권자들은 이같은 비상적적인 일들이 횡행하게 한 원인제공자에게 몰표를 몰아준 셈이다.

지금 울산의 야권과 노동계, 시민사회에서는 이런 한나라당 정치인들에게 '적반하장' '도덕불감증' 등 단어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태연하게 비상식적인 정책들을 밀어부치고 추진한다. 그 배경에 대해 그들 스스로도 "압도적인 지지가 있어"라고 표현한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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