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께, 울산 남구 황성동에 신설 중인 석유화학 공장에서 하청노동자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과 플랜트 하청노동자들에 따르면, 황성동 SK어드밴스드 가스화학(PDH)공장 건설현장에서 배관 연결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 박아무개(50)씨가 배관 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같은 사망사고는 지난 3일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에서 폭발사고로 하청노동자 6명이 사망한 지 10일 만에 발생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업체 측 "휴식시간 혼자 남아 사망"

업체 측은 숨진 박씨가 휴식시간 혼자 남아 있다 숨졌다고 밝혔고 대다수 언론에도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사고가 난 곳은 SK가스가 65%의 지분을 갖고 지난해부터 울산시 남구 황성동 건설 중인 PDH 신설공장 건설 현장이다. SK가스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APC사와 프로판탈수소화공정(PDH) 합작법인 협상을 맺고 SK어드밴스드를 출범시켰다. 이어 SK어드밴스드는 지난해부터 1조 원을 들여 액화석유가스(LPG)에서 수소를 분리해 프로필렌(연료용 혹은 플라스틱 등의 원료)을 생산하는 PDH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밑도급업체 측은 "숨진 박아무개씨가 휴식시간 중 동료들이 휴게실로 간 사이 지름 120cm가량의 L자 형태 배관 안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배관 작업은 배관사, 배관 보조, 용접사 등 3명이 한 조를 이뤄 작업하는 데, 용접사와 배관 보조자가 휴식을 취하고 온 사이 박아무개씨가 보이지 않아 현장 주변을 살피다 배관 안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혼자 휴식을 취하지 않은 채 숨진 현장에 있었는지, 안전사고와 관련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박씨의 몸에서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동료 작업자와 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PDH 신설공장 현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14일 아침 출근하니 회사 측에서 '어제 사망사고가 났으니 오늘은 돌아가라'고 했다"며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숨진 하청노동자가 왜 혼자 그곳에 있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