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에게 각각 550만원과 400만원의 불법 찬조금을 모금하던 일부 고교 어머니회가 교육청 감사반에 적발되는가 하면, 한 초등학교 교장은 사립고 교장에 임용되기 위해 사립법인 이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하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4월들어서만의 일이다. 이같은 잇딴 불법·비리 적발은 모두 제보에 의한 것. 취재 결과 이같은 제보- 감사-적발의 유기적 관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근래 울산시교육청이 교육청 홈페이지에 '부교육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란을 설치하자 특히 내부 비리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 감사부서에 따르면 현재 내부고발은 물론 학부모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고, 이를 '부교육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란 설치 제안자인 부교육감이 부서장 회의 때 모두 공표해 철저한 감사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것. 지난 17일 울산시교육청이 '지방공무원 비위행위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조치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재직 중 비위에 대해 검찰 고발은 물론 연금관리공단과 서훈기관에도 통보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사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과거 내부비리를 고발하다 되레 불이익을 받은 직원도 있었고, 직원 사이에 '내부 고발은 제 무덤을 파는 일'이란 인식이 팽배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부교육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활성화되면서 내부고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감사부서의 발길도 어느부서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정책감사관실 관계자는 "제보에 의한 감사가 이어지다 보니 업무가 바삐 돌아간다"며 "울산교육청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만만칞은 기득권의 반발 더 나아가 불과 2~3년전 비리종합셋트로 불리어지던 울산교육청을 확 뜯어 고친다는 광범위한 정책이 속속 나오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울산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각종 주요시책과 교육전반에 대해 교직원, 학부모, 기관·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오는 4월 30일까지 '고객의 의견'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이번 설문조사는 교직원은 몰론 학부모, 시민, 각종 사회단체, 유관기관, 대학 등에게도 교육청의 문제점을 토로하도록 해 의견 수렴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이런 울산교육청의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찮게 나온다. 일부 언론은 내부 고발에 의한 비리 적발이 잇따르자 "공직기강이 해이해 진 증거"라고 보도하는가 하면 일부 기득권층 공직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교육청 한 관계자는 "내부고발이 줄을 잇다 보면 음해성 제보도 들어 있지 않겠느냐"며 "오래 근무한 사람중 억울한 사람도 나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반해 울산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볼 수 없었던 교육청의 자정 노력정책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기득권의 반발로 볼 수 있다"며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언론보도는 '해이했던 기강이 바로잡아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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