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과 보수 교육의원의 반대로 보류중이던 울산 학교비정규직의 교육감 직고용 조례가 5월 10일 울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조례가 보류되자 울산시의회 1층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통합진보당 의원과 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새누리당과 보수 교육의원의 반대로 심사가 보류됐던 '울산 학교비정규직 교육감 직고용 조례'가 10일 울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 조리원, 조리사, 특수실무원, 교육업무실무원, 체육코치 등 울산지역 235개 학교 4258명의 비정규직을 울산교육감이 직접 고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0일 열린 교육위 상임위에서 '울산시교육청 교육공무직 채용 및 관리 조례안'을 전원 찬성으로 원안 가결했다. 조례가 오는 21일 울산시의회 본회의에서도 통과되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통합진보당 이은영 의원이 지난해 말 발의한 이 조례는 당시 새누리당의 반대로 심사 보류된 데 이어 올해 3월 13일 시의회 상임위에서 다뤄졌으나 다시 보류돼 심의가 연기됐었다. 이에 야당 시의원과 전교조 출신 교육의원 등이 조례 통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울산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도 그동안 항의 집회 등을 벌여왔다.

통합진보당·학교비정규직노조, 환영 노평 "본회의 통과를"

10일 학교 비정규직 교육감 직고용조례가 울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하자 야당과 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10일 논평을 내고 "울산시교육청 교육공무직 채용 및 관리 조례안이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전원 찬성으로 통과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오는 21일 열릴 본회의에서도 여야의원 모두가 조례제정에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교육감 직고용 조례는 현재 각급 학교장이 인사를 관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교육감이 직접 채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며 "교육감 직접고용으로 인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다소나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조례가 상임위에서 통과된 후에도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 호봉제 전환과 임금문제, 학교 내 차별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어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을 비롯한 교육행정 담당자들이 조례제정의 본뜻을 적극 수용해 남은 문제들을 긍정적으로 풀어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울산지부(울산학교비정규직노조)도 환영 논평을 내고 "5월 21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심각한 고용불안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나머지 광역시도 교육감 직고용 조례를 신속히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울산학교비정규직노조는 "학교비정규직은 전체 교직원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면서 공교육 발전을 위해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회계직이라는 이상한 명칭으로 불리며 매년 고용불안을 겪으면서 월 100만원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으며 밥값도 못 받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는 사용자로서 고용유지 능력이 없는 학교장이 채용권을 행사했던 것이 핵심적인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례안이 시행될 경우 교육감 직고용 방식으로 정원관리가 이루어지게 되어 매년 반복됐던 학교비정규직의 고용불안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것"이라며 "또한 학교비정규직의 교육적 역할을 인정하는 교육공무직이라는 직제명칭이 부여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무만족도를 높여 결국 공교육 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경기, 강원, 광주, 전북, 전남 지역에서는 이미 학교비정규직 교육감 직고용 조례를 시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를 포함한 나머지 시도는 아직 직고용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법원, 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에서는 학교비정규직의 사용자가 교육감이라고 판결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직고용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시도에 "직고용으로 전환하라"는 정책개선권고를 한 바 있다. 아울러 국회에서는 교육공무직법률(안)이 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