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반려해 징역1년을 구형 받은 후 1월 17일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윤종오 북구청장에 대해 고소인인 진장유통단지조합측이 고소를 취하했다

자신들이 유치하려는 코스트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을 검찰에 고소한 진장유통단지조합(코스트코를 유치한 지주 및 자본가들)이 8일 저녁 이사회를 열고 윤 구청장에 대한 고소 취하를 결정했다. 조합측은 9일 오전 취하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 4일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은 후 1월 1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윤 구청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윤 구청장이 기소된 후 180여 개인·단체로 구성된 '윤종오북구청장대책위'는 구명활동을 벌여왔고, 울산시민들은 물론 여야 국회의원 116명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구명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조합측, 8일 이사회에서 결정... 10억 민사소송은 취하 안해

진장유통단지조합 측이 윤 구청장에 대한 고소취하를 결정한 후 취하장을 냈지만 따로 제기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여전히 취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 측은 "북구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취하하게 됐고, 민사소송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지역중소상인 단체와 주민대책위 등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고남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울산지부 사무국장은 9일 전화통화에서 "조합 측이 좀 더 일찍 고소를 취하해 갈등을 해소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늦게나마 고소를 취하한 것은 다행"이라며 "하지만 민사소송은 여전히 취하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허가가 지연돼 손해를 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코스트코가 이미 영업을 하고 있고, 코스트코 입점으로 지역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조합측이 모두 다 보상받겠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류경민 윤종오구청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번 고소 취하로 윤 구청장 재판에 대한 원인 자체가 없어졌으므로 무죄가 마땅하다"며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재판부 현명한 판결할 것으로 기대"

윤 구청장이 소속된 통합진보당 울산시당도 9일 논평을 내고 "북구청장 고소취하를 환영하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이번 고소 취하는 영세상인과 골목상권을 지키고자 했던 윤 구청장의 진보행정이 서민경제를 위한 진정성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재확인한 결과"라며 "미국계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의 건축허가 신청을 윤 구청장이 반려한 것은 대형마트 난립으로 인한 골목상권 붕괴를 우려한 신중한 결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구청장의 건축허가 반려는 지역 주민들의 뜻으로 선출된 대표로서 내린 고유한 행정권한이지 직권남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정치성향을 넘어 지역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주민대책위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전국 28개 지자체 단체장 및 116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장유통단지조합이 고소를 취하한 가운데 오는 17일 1심 선고가 열린다"며 "재판부가 지역주민들과 각계각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민경제를 최우선에 둔 윤 구청장의 진정성을 살펴 현명한 판결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계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를 울산 북구에 유치한 진장유통단지조합은 윤종오 북구청장이 2010년 "북구의 대형마트가 포화상태라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예상되므로 허가할 수 없다"며 이를 반려하자 상급단체인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코스트코 허가 결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윤 구청장이 울산시 행심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자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울산 북구청과 구청장을 상대로 법원에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함께 냈다.

이에 따라 윤종오 구청장은 올해 6월 27일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1심 3차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고 오는 17일 선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