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송전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해고자 최병승씨기 지난 12월 23일 오후 크레인을 타고 철탑에 올라간 의료진으로부터 건강검진을 위한 채혈을 받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 회사측이 정규직화 대법 확정 판결 당사자이자 83일 째 철탑에서 농성 중인 최병승씨를 9일부로 직영고용(정규직)하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앞서 현대차는 이같은 '최병승씨 직영고용 관련 인사명령 통보' 공문을 현대차노조(정규직 노조)에 지난 4일 이미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병승씨와 비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을 대표해 소송을 해 승소했으므로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불법파견으로 판정난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인사를 거부했다.

최병승씨는 7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규직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 "회사측의 일방적인 인사는 불법파견을 축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측 보도자료를 통해 7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마치 내가 일을 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정규직은 10년 동안 법을 지키라며 요구해 온 것으로, 이번 인사는 농성을 해제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교섭에서 전원 정규직화 합의가 안되면 철탑에서 내려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직영고용 제시에 본인과 노조 거절

현대차는 지난해 11월22일 제11차 특별교섭에서 "행정소송 및 헌법소원 등 관련 소송들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사내하도급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서류제출 등 소정의 절차를 거칠 경우 직영으로 고용할 것"을 제시했으나고, 최병승씨와 비정규직노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를 거부해 왔다.

하지만 현대차가 7일 최병승씨 직영고용을 언론에 공포하는 한편 사내 전산망에다 인사명령으로 올리자 당사자인 최병승씨는 물론 비정규직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7일 입장을 내고 "최병승 복지와 신규채용은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라며 "교섭이 잠시 중단된 틈을 타 회사제시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것은 폭거이며 노사교섭을 파국으로 모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그러면서 "현대차 회사는 인사발령을 중단하고 신규채용 교섭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천명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는 사측에 '신규채용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7일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노조는 7일 오전 '노사 교섭을 파국으로 내모는 신규채용 중단' 공문을 팩스로 현대차 정몽구 회장앞으로 발송했으나 회사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9일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