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꾸준히 EBS 방송수업을 하며 사교육비 절감을 실현하는 학교가 있다. 2003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침 EBS 방송수업을 진행하는 남창중학교(교장 신기덕)는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에 위치한 농촌 학교. 도시 학교와 달리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금상첨화다. 이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아침에 조금 부지런을 떨 뿐"이라고 말한다. 매일(토요일 제외)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10분까지 40분간 진행되는 방송수업이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은 수업시간과 방송수업 간 진도를 맞추는 데 있다. 각 학급이 방송수업할 때의 담당교사는 담임 교사다. 물론 수당은 없다. 방송담당은 이 학교 방송반. 10여명의 방송반원 중 연합고사 준비하느라 바쁜 3학년과 경험없는 1학년은 빼고 2학년 학생들이 도맡는다. 교사들은 EBS를 모니터링 해 방송 내용과 교과 진도가 최대한 근접되게 방송반원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럼 방송을 틀어주는 방송반원들은 수업을 못받을까? 아니다. 반원들도 방송실에서 책을 펴놓고 함께 공부한다. 방송수업을 담당하는 한춘희 교사는 "각 과목 교사들이 수업 목차를 복사해 매일 방송반에 돌리는 등 방송수업과 수업진도를 최대한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물론 방과 후에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사교육비가 상당히 줄었다는 것이 아이들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남창중은 전교 29개 반에 학생수가 1100명 정도로 부모의 50% 가량이 농사를 짓는 전형적이 농촌학교다. 하지만 52년 개교된, 54년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올해 3월 이 학교로 왔다는 한 여교사는 "주변 공기도 맑고 아이들이 순진하고 말을 잘 듣는다"며 "부모님들이 부지런한지 학생들이 아침 일찌 등교하는 것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한춘희 교사는 "체계적으로 EBS를 시청함으로써 평소 수업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더욱 내면화하고, 반복학습으로 기초 학력을 정착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시공간을 초월한 자기 스스로 학습 능력을 기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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