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 16개 시·도 중 최초로 광역지자체 차원의 '울산광역시 아동·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보호및지원에관한조례'가 울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울산시의회 이은주 의원(민주노동당)이 대표발의한 아동·여성폭력방지조례는 17일 오전 열린 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원안가결돼 통과됐고 오는 22일 본회의에서도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이 조례를 준비중인 인천 등 다른 시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국의 기초지자체 7곳(울산 중구, 광주 광산, 광주 남구, 대전 동구, 서울 양천, 경기도 수원, 충북 청주)에서는 이 조례가 제정됐고 울산 남구와 동구도 발의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울산 북구는 지난 11월 26일 북구의회가 조례안을 부결시켜 조례안을 발의한 이은영 의원이 매일 1인시위를 열고 있고 여성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 울산 북구의회가 아동·여성폭력방지 조례를 부결시킨 데 대해 여성단체들이 12월 16일 북구의회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올해 조두순 사건에 이어 울산에서 친부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성단체를 주축으로 추진돼 왔다.

그동안 지역 여성단체들은 중앙의 여성단체와 함께 아동과 여성폭력방지에 대한 법과 정책을 바꾸는데 힘을 합쳐 왔으나, 아동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여성단체들은 지자체가 아동 여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관련된 시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토록하기 위해 토론회 등을 통해 중지를 모았고 이를 토대로 이은주 시의원이 대표발의 한 것.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소속 시·구의원 7명 전원은 조례가 상임위를 통과한 17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아동·여성폭력방지조례 통과를 환영했고, 20여개 지역 여성단체들도 함께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울산민노당 지역 의원들은 "아동·여성폭력방지조례가 울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을 환영한다"며 "2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두순 성범죄사건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 아동성폭력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나왔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응은 미비했다"며 "이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강화를 촉구하며 조례를 발의했고, 오늘 이 조례가 상임위에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월 26일 북구의회 이은영 의원이 발의한 동명의 조례는 부결됐는데, 북구청과 북구의회는 '상위법에 의해 시행하고 있어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했다"며 "이미 중구, 오늘 울산시의회에서도 통과됐고 여러 기초지자체에서도 통과됐는데 유독 울산 북구에서만 부결시킨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20여개 여성단체들도 1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조례 제정으로 그동안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던 아동·여성보호 지역연대 활동을 진행할 토대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아동 여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시민들의 인식 전환과 인권 감수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