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노조가 잇따른 법원의 "노조 인정" 판결에도 사측의 거부로 4달 넘게 장기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노조집행부와 민주노총 간부가 단식농성을 벌이던 농성장을 관할 남구청이 철거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도 단식농성에 참가하는 등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소속 홍희덕 국회의원이 정기국회 일정에도 15일 울산을 방문 농성장 철거를 규탄하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울산 남구청은 14일 오후 2시쯤 경찰의 협조 아래 130일째 장기파업과 21일째 지도부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울산시청 남문 앞 인도에 마련된 천막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 14일 오후 2시쯤 울산시청 앞에 마련된 예인선 노조 단식농성장에서 관할 남구청 직원이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자 노조와 시민단체 회원 등이 막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당시 "농성장을 철거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온 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고, 남구청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되자 양측이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예선노조를 지원하던 울산청년회 회장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예인선노조와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천막이 뜯긴 농성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민노당 홍희덕 의원은 예선노조를 방문하고 "잇따른 법원판결로 예선노동자들의 요구가 정당함이 인정됐는데도 단식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예선사는 여전히 교섭을 해태하는 등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는 항만청, 항만공사, 울산노동지청, 울산시 등 관계기관이 사측의 편을 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말이 가기전 예인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 진보신당 등 야당과 공동으로 보조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 남구청은 "그동안 천막을 철거하라고 2번의 계고장을 보냈는데도 철거하지 않았다"며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행정대집행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굴뚝 농성 사태후 올해 초 복직한 현대미포조선 용인기업 노동자들과도 만나는 한편 특히 2년째 사측에 맞서 투쟁중인 청소노동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그는 "같은 청소노동자 출신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명박 정부들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구청에서 위탁받아 일을 하고 있는 청소업체들에 더욱 빈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청이 적극적으로 고용안정과 노동권을 위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도 모르쇠 하고 있는 것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며 "울산의 경우 청소차량 한 대에 한 명만 운행하게 해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규제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5일 저녁 울산시청 앞에서 진행되는 예인선 노조 탄압 규탄 촛불집회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