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를 보는 두 개의 시각이 있다.

투쟁하는 강성 교사집단과 참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사집단이 그것이다.

요즘 교사는 최고로 배운 사람으로 불린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 힘들다는 교사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가만 있으면 먹고 살만큼 풍요로울 텐데 왜 매일 머리띠를 둘러매고 거리에 나가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학교자율화 정책 반대' 등을 외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전교조울산지부 동훈찬 지부장은(43·울산중앙여고 교사) 이에 대해 "친구들이 종종 왜 그렇게 사느냐고, 가만 있으면 먹고 사는데 하면서 묻는다.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답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울산시교육청 교육감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한 동 지부장은 급기야 다음날인 29일부터는 아예 울산교육청사 안에다 천막을 치고 무기한 24시간 농성에 들어갔다.

연좌농성까지 치면 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만난 3일 오전, 천막안에는 생수통과 컵라면 등이 비닐 봉지에 가득히 담겨 있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지난 89년 교원노조를 결성한 후 전 교육위원들인 노옥희, 정찬모 등 쟁쟁한 인사들을 배출해왔다. 노동의 메카로 불리는 울산이라 그런지 종종 언론에 의해 전국 최고의 강성 교원노조로 불려왔다.

그는 바람이 매섭게 차던 지난해 1월에도 이 자리에서 연가투쟁 참가 교사에 대한 징계절차에 반발해 천막농성을 벌인 바 있다.

이번 농성은 이명박 정부의 4.15 학교자율화 대책 발표와 이에 발맞춰 5월 1일 울산시교육청이 그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전교조 교사들은 울산 시가지에서 매일 한시간씩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동훈찬 지부장은 신임 김상만 울산교육감이 "독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농성의 주요이유로 들었다.

- 천막농성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나?

"학생들을 점점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학교자율화 정책' 철회가 목표다. 시민들에게 이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한다."

-정부와 교육청이 어떻게 하길 바라고 있나?

"우선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울산교육감의 경우 정책추진 과정에 교원단체를 철저히 배제해 학교현장 목소리를 담고 있지 않다. 자기마음대로다. 공청회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

-교육감이 독선적이라는 증거가 있나?

"하나만 예로 들어보자. 교육감이 학력향상의 일환이라며 초등학교 진단평가를 하고 성적까지 공개한다고 하는데, 진단평가의 목적이 뭔가. 말그대로 성적이 부진한지 아닌지 진단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개별성적을 공개한다는 것은 초등교육의 목적인 인성교육을 무시하고 성적매기기만 하겠다는것 아닌가. 독선이다."

-농성보다 대화를 통하는 것이 낫지 않나?

"교육청이 대화를 안 한다. 교원단체를 배제시킨다. 대화를 하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교육에는 신뢰가 있어야 하는 데, 교육감 말 한마디에 정책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학교자율화 세부대책도 고민없이 발표하고, 언론에 과대포장돼 나온다."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교육청이 납득할 만한 대책과 대화의지를 가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