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 "고 이말주 보유자 공적비" 제막식이 4월 27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교육관에서 거창베일소리 보존회 등 주최로 열렸다.ⓒ 이말주 여사 가족

지난 1995년 5월 2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거창삼베일소리'는 여성들이 삼베길쌈을 하며 부르는 노동요다. 첫 보유자는 2018년 작고한 고 이말주 여사.

삼베길쌈은 씨앗을 뿌려 삼을 재배하고 수확해 베를 짜기까지의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모두 여성들의 몫이었다. 여성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고단함과 지루함을 잊기 위해 소리를 했다.

경남 거창은 삼베와 명주의 산지로, 길쌈의 오랜 전통을 현재까지 잘 보존해오고 있으며 이런 배경에는 처음 보유자가 된 이말주 여사의 공이 컸다. 거창 삼베일소리에는 거창 지역 여성들의 희로애락이 반영되어있다.

고 이말주 보유자를 기리위 기한 '고 이말주 보유자 공적비' 제막식이 28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교육관에 거창베일소리 보존회 등 주최로 열렸다. 

할머니와 어머니께 배운 길쌈 소리, 결혼해서 시어머니께도

고 이말주 여사는 1932년 거창 주상면 내오리에서 3남 3녀 중 3녀로 태어나 1951년 거창 개화에 사는 변환종씨와 결혼해 3남 2녀를 뒀다. 이말주 여사는 할머니 이사동과 어머니 김상율에게서 길쌈을 배우고 자랐고 길쌈을 하면서 소리도 함께 익혔다.

시집와서도 시어머니 이완식과 함께 소리를 하면서 길쌈을 했다. 시어머니 작고 후 가사일을 도맡은 이 여사는 길쌈을 하면서 소리를 계속해 왔다. 한편으로는 마을 부녀회를 조직해 부녀회장을 하면서 회원들에게 길쌈과 소리를 가르쳤다.

이말주 여사는 보유자 지정 후 거창은 물론 경남 창원시, 진주시, 통영시, 밀양시, 사천시, 마산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전남 순천시, 경기도 부천시 등을 순회하며 공연하는 등 문화재를 통해 고향 거창을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2018년 1월 명예보유자가 된 후 병환이 있음에도 문하생들에게 길쌈 기능과 소리를 지도하다 2018년 7월 87세로 별세했다.

한편 고 이말주 여사의 자녀들이 사는 울산광역시에도 이 소식이 알려지자 송철호 울산시장은 제막식에 축전을 보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 거창삼베일소리 고 이말주 보유자 공적비 제막식을 축하드리며, 거창삼베일소리가 소중히 전수·보존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