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새벽 울산B교회에서 한 신도가 쓰러져 있다 ⓒ 울산B교회 신도

교회를 매각하고 신축 건물로 입주하는 과정에 금품비리가 있다며 일부 신도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울산 B교회 사태가 8일 새벽기도 중 폭력으로 이어지는 등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일부 신도들로 구성된 'B교회 발전위원회(이하 발전위)'는 지난 6월 "이 교회의 매각 금액 65억여원 중 12억여원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이 교회 A목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교회측이 용역업체를 동원해 해당 신도들의 출입을 막는 한편 해당 교인들을 제명하자, 신도들은 고소고발로 맞섰다.

B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8일 새벽 5시 10분쯤 이 교회 2층 본당에서 새벽기도회 장면을 영상카메라로 찍고 있던 발전위 소속 P집사(48)를 A목사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P집사가 바닥에 쓰러져 다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남구 무거동 J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발전위측은 "P집사는 군대에서 목을 다쳐 장애가 있는 상태로 넘어지면서 목에 충격을 받았다"며 "P집사가 쓰러질 때 '쿵'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고 P집사는 이 때의 충격으로 목과 머리를 다쳤으며 정확한 부상 정도는 병원의 진단이 나와야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목사가 폭행하는 장면이 촬영한 비디오 카메라에 생생히 담겨 있어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목사는 "기도 인도 중 사진을 찍길래 '나가주세요' 라고 한 후 다시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폭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교회 기금 선명하게 밝혀야"

B교회의 이날 사태는 올해 6월 발전위측이 거액의 교회 자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울산 울주군에 있던 B교회는 이곳에 대형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시행사에 건물을 매각한 후 올해 1월 인근에 신축 교회를 지어 입주했다.

발전위측은 이때 실제 매각 대금은 53억여원인데 65억여원의 돈이 시행사로부터 들어왔다며 그 차액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발전위측은 "당시 A목사가 차액 12억원은 시행사가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잠시 맡긴 돈이라고 했다"며 "주변에서는 건축 관행이라고 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찰의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목사는 "12억원의 차액은 (시행사측이) 교회에 헌납키로 한 부분이었으나 다시 반납했다"며 "발전위측이 경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로 판정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의혹을 제기하면서 인쇄물 등에 명기한 신도들은 명예훼손으로 판정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발전위측은 "A목사가 공인회계사에 의뢰해 장부를 만들어 경찰에 제출했고, 자료를 보여달라는 신도들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교회 기금은 전체 신도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전위 신도들은 또 교회의 상급기관인 '노회'측에 의해 제명되자 사법부에 이의를 제기해 지난 10월 2일 "제명은 무효"라는 울산지방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 (발전위) 교인들의 교단 탈퇴는 비록 그 수가 과반수라 해도 탈퇴 과정의 허점으로 법적으로 무효이고 ▶ 노회에서 교인들을 제명한 것도 그 사유를 인정할 수 없어 이 또한 무효이며 ▶ 교회 출입은 누구도 막을 수 없으므로 허용해야 하고 ▶ 서로 예배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교회에 용역업체, 비용은 어디서?

발전위측은 A목사측이 용역업체를 동원함에 따라 그동안 교회 주차장에서 기도회 등을 열어왔다.

발전위는 "용역업체 사람들이 수십명 고용됐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 돈이 없다던 목사측이 어디서 비용을 조달했는지 의문"이라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목사는 "신분보호차원에서 용역업체를 불렀고 그 비용은 교회수습위원회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개월간 B교회 사태가 이어지자 일련의 사태를 주시해 온 교회개혁연대와 <뉴스앤 조이> 등 교계 단체와 언론이 진상 파악 차원에서 조만간 B교회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