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사측과의 임단협 타결 잠정안 조합원 찬반 투표를 전체 조합원 4만4867명 중 4만2676명(95.12%)이 참가해 3만2901명(77.09%)의 찬성으로 가결시키자 ‘울산은 잔칫집’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10년만의 무분규 타결이 정몽구 회장의 집행유예 판결과 겹치면서 '겹경사가 났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노동계는 정몽구 회장에 대한 재판 결과를 두고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출신성분에 따라 이중잣대를 적용한 판결로 법의 정의가 죽었다”고 비난해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행울협 무분규 환영행사 준비

현대차 지부의 잠정합의안 투표가결 소식이 7일 새벽 알려지자 울산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한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가 오는 19일 태화강 둔치에서 무분규 환영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시도 7일 환영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현대자동차의 무분규 타결이 선진노사관계의 신기원이 되고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현대차 협상 타결과 관련, “울산은 아시아 4대 산업도시라는 튼실한 기반 위에 노사 상생의 신바람까지 일으킨다면 명실상부한 위대한 산업수도로서 면모를 과시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주역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민노총 "노동자 못해 먹겠다" <

하지만 노동계는 이 소식보다 정몽구 회장의 재판 결과에 비중을 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7일 논평을 내고 “1심 실형 3년에서 2심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한 사유가 ‘사회공헌기금 1조원’이라는 점에서 분노보다 허탈하기만 하다”며 “앞으로 삼성 이건희회장 이재용 부자, 한화 김승연 회장 등 가진 자 비리에 대한 면죄부 판결을 충분히 예고해준다”고 밝혔다.

또 "이번 판결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법의 정의는 죽었다"며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출신성분에 따라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나라임이 분명해 졌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면죄부 판결로 현대차 그룹의 황제경영의 폐해는 고스란히 남았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불공정거래 등 투명경영을 위한 개선효과는 돈 앞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평했다.

울산민노총은 특히 이랜드 사태에 따른 일반노조위원장 등 구속과 연행, 민주노총의 110억원 손해배상 청구 피소 등을 들며 “이는 노동자들에겐 ‘불법필벌’ 가진 자들은 ‘면죄부 판결’ 으로써 노동자 노릇도 못해 먹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사회공헌기금 1조원을 없었던 일로 하고 불공정거래 중간착취회사 글로비스를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노총은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구속을 두고 울산 기업사랑운동단체들이 진행한 구명운동을 상기하며 “이들은 현대차 경영위기와 현대차가 망한다는 논리를 펴 12만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도록 했는 데, 재판부는 그들의 손을 들어 준 꼴”이라며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고 평했다.

민노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기회가 되지못해 너무 허탈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