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비정규직센터)에 대한 한나라당 지방의원의 정치색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에서는 진보구청장 재직시인 지난 2003년 북구에 비정규직센터가 처음 들어섰고, 올해 4.27 재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노동당 김종훈 동구청장이 현재 동구에서도 비정규직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한나라당 구의원들의 반대로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박은심 동구의원은 지난 2일 열린 동구의회 제107회 1차 임시회에서 "북구비정규센터가 북구청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진보정당 세력이 세력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정치공세를 펼쳤다.

특히 박 의원은 비정규직센터를 두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세력이 확대되어 지역 내 공장 불법점거 행위 등 불안한 노사관계 활동이 활성화되는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센터는 비정규직 보호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의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25일간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인 현대차 비정규직을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대해 북구청과 비정규직센터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해 운영중인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민노총은 "정치적 악용과 불안한 노사관계활동 활성화를 운운하며 북구비정규직센터의 역사와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동구의회 박은심 의원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비정규직센터 역할을 이해 못하는 우매함"

울산 북구 비정규직지원센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5일 논평을 내고 "북구 비정규직센터는 상담과 법률교육을 통해 노동자들의 신상보호와 인권을 우선한다"며 "우리 센터를 찾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정치선전을 하지도, 조직화를 시도하지도 않는게 상담자의 양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진보정당 세력화에 기여했다는 박은심 의원은 어떤 활동을 근거로 거짓발언을 일삼는가"고 되묻고 "성심을 다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센터 상근자들의 노고에 격려를 하지는 못할망정,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매도하는 박은심 의원은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박 의원이 발언한 "비정규직 노조세력의 확대와 불안한 노사관계활동이 활성화되는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부분을 문제삼았다.

민노총은 "박 의원 발언은 현대차 비정규지회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모독"이라며 "노동조합 활동과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개념조차 알지못하는 우매함"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한나라당 동구의원들이 동구비정규직센터 설립을 반대하는 데 대해 "동구의회는 비정규센터가 상담의 실질적인 문제해결 없는 형식적인 상담기능을 한다며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며 "모든 상담은 결론보다 해결해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인데,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의 몰이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정규직센터는 일하다 억울함을 당해 찾아오는 노동자가 호소할 수 있게 하는 치유과정과, 사안에 대한 법률적 이해를 사고할 수 있게 한다"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상담의 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들이 실질적으로 노동행정서비스를 쉽고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역할을 비정규지원센터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울산 북구 비정규직지원센터는 한달에 25~30건, 연 300건의 상담이 진행되며 상담의 주는 노동부가 관리감독과 예방업무를 제대로 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사건이 주를 이룬다고 북구비정규직센터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