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11월 30일로 20일 째 단식농성중인 이은영 시의원(가운데. 이날 이재현 부의장이 단식농성에 동참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이은영 울산시의원이 11월 30일로 20일째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부의장인 같은 당 소속 이재현 의원도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단식농성의 발단은 울산시가 시민단체 등과 민주노동당의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증액을 거부하면서 비롯됐다.

울산시는 이은영 의원 등의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증액 요구에도 내년도 2조 원이 넘는 예안에 무상급식비는 0원, 친환경급식비는 지난해보다 3억 원 증액한 7억 원을 편성하자 이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에는 단식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의료진이 농성장으로 와 치료를 하기도 했지만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영 의원은 "민노당 의원들이 박순환 시의장을 만나 촉구했더니 의장이 울산시장을 만나 '이은영 의원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보자'고 했다더라"며 "그런데도 시장이 하지 않겠다고 한다. 대화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들으려하지도 않는 시장에 대해 임기 4년간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친환경무상급식요구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있고, 급기야 이은영 의원의 단식농성 7일째인 지난 17일 행정사무감사 중에도 해외 출장을 떠나면서 이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반발이 더 거세졌다. 

박 시장은 11월 17일부터 25일까지 8박 9일간 일정으로 해외출장을 떠났지만 연평도 사태가 발생하자 일정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귀국했고, 지역언론에는 "박 시장 급거 귀국"이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식 중인 이은영 의원에게 아직까지 일절 단식에 따른 건강상 문의나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간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시의회 의장단 마저 대화 거부하나"

울산시의회 이재현 부의장은 30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단식농성 시작 기자회견을 열고 "친환경무상급식과, 야당을 존중하고 상생하는 의회의 실현을 촉구하고 20일이 넘게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은영 의원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서"라며 단식 동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시의원단은 마지막까지 대화로서 문제를 풀겠다는 마음으로 어제(29일)까지 최선을 다해왔지만 박맹우 울산시장은 대화를 거부했다"며 "마지막으로 박순환 시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에 호소하였으나 이 역시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을 비방하는 적반하장식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상생의 의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한나라당은 이은영 의원의 단식중단과 상생의 의회를 위한 수없이 많은 접촉이 있었지만 이 모두를 없었던 일로 만들어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재현 부의장은 이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며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단의 일원으로서, 이 사태의 해결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동료의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국민의 여론이 확인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단체장 개인의 소신이라는 이유로, 한나라당 당론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시민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의견만이 관철되는 의회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이 지난 4대 울산시의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부결시킨 일, 6.2지방 선거 후인 5대에서 불법파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촉구결의안을 부결시킨 일을 상기하며 "한나라당은 말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외치면서 결국에는 다수당의 힘으로 시민의 의견을 왜곡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한나라당 소속 박순환 시의장 등 의장단에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야당과의 형식적인 대화가 아닌, 실제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생의 의회로 운영할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