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장태원·공동의장 김장용외 2명)이 12~13일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에
생태기행인 '가족과 함께 하는 회원한마당'을 다녀왔다. 회원가족 60여명이 참여해 경남 양산시 소재 배내골에서 진행된 이번 생태기행에서는 물고기잡기, 야생화 관찰, 친환경 수세미만들기 등 환경의식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어른과 청소년들에게 모두 유익한 시간이 마련됐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8월 10일에도 남해 문항마을 갯벌에 생태기행을 다녀오는 등 정기적인 회원가족 활동으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8월 12일 오후 2시, 찜통더위속에서도 버스는 울산도심을 떠나 양산시 소재 배내골을 향하고 있었다. 울산환경련 회원과 가족들은 막바지 여름을 난다는 기대감에 열심히 환경련 사무국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회원이 많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서로 알고 지내고, 자연과 접하면서 환경의 소중함도 느껴보자구요." 이규형 사무국장이 이번 생태기행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했다. 울산 도심지에서 벗어나 두어시간 산속을 운행하자 '2006 울산환경운동연합 여름회원한마당'이라는 플랭카드가 걸린 청수골산장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회원들은 여장을 풀자마자 시원한 계곡 물속으로 향했다. 물놀이를 겸한 물고기잡기. 그물망채(반도)와 돋보기를 손에 든 아이들의 표정에는 '신기하다'고 써있다 . 물속에 풍덩 뛰어드니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신이난다. 그물망을 이리저리 휘젓던 회원가족들은 연이어 '물고기를 잡았다'며 고함을 친다. 신기하게도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며 개아쟁이가 속속 잡힌다. 도심지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한 일, 책에서만 보든 희귀 우리어종을 쳐다보는 눈동자는 아이 어른 것이 없다. 어머니들은 같은시간 물가 옆에 자리를 깔고 천연 수세미 만드는 법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라면 기름도 화학세척제 없이 씻을 수 있다"는 말에 한 수 한 수 천연수세미를 만드는 어머니들의 손이 바쁘다. 아크릴 실로 만든 수세미는 이제 회원들 가정에서도 적용될 것이다. 어머니들이 몇 개씩 만들어 가져가므로. 어항에 스무마리 가량의 물고기가 채워지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보름이상 폭염에 시달리던 도심의 사람들은 소나기 조차 반갑다.
소나기를 피해 숙소에 도착한 회원들은 잠시 쉴 사이도 없다. 어느 행사나 마찬가지지만 가장 관심사는 단연 식사시간, 회원들이 각자 준비해 온 반찬들을 하나하나 모으니 임금님 밥상이 따로 없다. 해가 넘어가 어둑어둑 해지자 오락가닥 하던 비도 멈췄다. 곧 이어진 울산환경련 소개시간. 여성모임, 태화강지킴이 등 소모임 활동과 울산환경련의 활동이 소개됐다. 울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 개개인의 면면은 다양하다. 지방의회 의원을 지내던 사람도 있고 무용가도 있고 음악가도 있다. 이들이 환경연합이라는 깃발앞에 모이니 대화 주제는 환경문제가 압도적이다. 살풀이 공연, 음악공연 등 회원들의 장기자랑과 숯불에 구워지는 삽겹살, 무공해로 환경련이 직접 재배한 쌍치와 소주 몇잔이 곁들여지면서 회원들의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야생화 종류가 이렇게 많았나? 동이 트자마자 뛰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린다. 집에서는 그렇게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아이들이 스스로 득달같이 일어난 것은 자연의 향취를 맡았기 때문. 둘쨋날 아침부터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다. 야생화기행이다. 환경련 소모임인 '야생화모임'을 이끌고 있는 회원이 산을 오르며 야생화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야생화를 보는 아이들, 수백 가지의 야생화를 모습만 보고 일일이 설명하는 회원이 신기한 듯 회원의 입만보는 아이도 있다. 몇일밤을 새워도 이 산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다 설명못할 것임이 분명하다. 두어시간 이어진 야생화들에 대한 설명은 '우리 땅이 과연 좋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김장용 울산환경련 공동의장은 버스에 오르려는 기자에게 "회원님, 울산지역에 재가동되려는 원자력발전소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주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사고가 나면 어찌 대비하는지 조차 몰라요. 언제 시간 한번 내시죠"라며 산재한 환경운동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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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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