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재선거를 6일 앞둔 지난 23일 후보를 사퇴한 민주당 김태선 전 후보와 당 지도부가 24일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를 방문해 "김창현 후보가 반드시 이겨서 북구에 민주노동당이 금배지를 달았으면 한다"고 해 진보진영 단일화를 앞두고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후보 사퇴 -> 김창현·조승수 후보 단일화 합의 발표 -> 26~27일 쯤으로 예상되는 진보진영 단일화로 이어지는 일정에 이번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끈다.

민주당 "단일화 하면 지지세력 많아질 것"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임동호 울산시당 위원장 등 당 관계자들과 함께 북구 호계에 있는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김창현 후보를 포함해 권영길 의원 등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함께 있었다.

임동호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은 "울산 북구는 지난 3번의 선거(17대 국회의원 재선거와 18대 선거 및 2006년 북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그 이유는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에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 되면 지지 세력이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저희 후보가 큰 결단을 내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곧 단일화를 이루겠지만 어쨌든 후보 단일화가 되어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김창현 후보가 반드시 이겨 북구에 민주노동당이 금배지를 달았으면 한다. 이번에 단결했으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태선 민주당 후보는 "이번 선거는 나의 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선거"라면서 "우리가 힘을 합쳐 서민경제 파탄 주범 이명박 정권을 꼭 심판하고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김창현 민주노동당 후보는 "너무나도 뜻 깊고 고마운 일이다"면서 "민주당 김태선 후보의 큰 결단은 서민경제를 절단 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라는 강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결단한 김태선 후보에게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 의지를 담아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에 반드시 성공하고, (민주당이) 같이 고민했던 방송법 개악문제, 수구세력에게 방송를 팔아 먹는 것을 막아내는 문제에 힘을 모으겠다"며 "김태선 후보가 다 이루지 못한 여러 가지 주장과 내용을 함께 펼쳐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승수-박대동 후보, 에너지 문제 두고 공방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와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조 후보의 친환경 에너지 공약을 두고 수차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발단은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풍력발전기·태양광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자 박대동 후보가 이를 현실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나서면서다. 이어 두 후보는 반박, 재반박 성명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는 지난 22일 조승수 후보의 '풍력발전기 태양광 설치' 공약에 대해 "북구지역에 풍력발전기와 태양광을 설치해 태양과 바람의 특구를 만들겠다는 것은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며 "북구를 흉물로 만드는 풍력발전기·태양광 설치 공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높이가 80m나 되는 아파트 만한 풍력발전기가 들어서면 북구가 흉물덩어리로 변하며 공약대로라면 약 400만평의 부지가 필요한데 북구에 그만한 땅이 어디에 있느냐"고 주장한 것.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는 이에 대해 "북구의 동대산이나 무룡산 또는 바닷가 근처가 아닌 해양 중간 풍력단지를 유력한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북구 지역에 아파트 만한 풍력발전기 수백 대를 운운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비난하며 "근거 없는 비방으로 주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어 "태양광 발전은 주택단지의 지붕을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박 후보는 새로운 부지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계획에 탄소배출량 저감 수치나 재생에너지 보급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부재하다"면서 "박 후보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방안과 실현가능한 에너지 자립방안을 내놔라"고 비난했다.

공약 두고 반박, 재반박

두 후보는 23~24일에도 다시 이 문제를 두고 반박, 재반박을 이어갔다. 박대동 후보는 23일 성명을 내고 "문제 제기를 하니 조 후보측이 변명으로 일관한다"면서 "조 후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공약에는 해상 풍력단지로 한다고 밝히지 않았다. 해상 풍력단지의 규모와 비용 등을 밝혀 달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시설에 이은 또 하나의 아마추어리즘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 후보의 아픈 과거를 거론했다.

이에 조승수 후보가 발끈 했다. 조 후보는 24일 논평을내고 "박 후보는 지난 22일 TV토론에서 조후보가 이미 낸 반박 논평을 확인조차 않고 회심의 일격이라고 날렸던 질문이 조 후보에게 보기 좋게 면박당하자 다음날 또 말꼬리잡는 재반박 성명을 냈다"면서  "얼마든지 반박해 줄 수 있지만, 우선 타 후보의 공약부터 잘 이해하고 논쟁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조승수 후보 홈페이지의 정책공약만을 가지고 육상 풍력단지라고 억측을 한 것은 박대동 후보였다"면서 "국회의원 후보는 출마 지역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며, 구체적 추진은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지역 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의견과 힘을 모아 해나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