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4일 오전 10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근로자복지회관 2층 회의실에서 울산북구 재선거 진보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협상에는 양당 대표 외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와 민주노동당 오병윤 사무총장이 배석했고, 회의 중반부터 강기갑-노희찬 양당 대표의 단독 협상으로 진행됐다.

양당 협상에서는 먼저 민주노동당이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 주민여론조사' 비율을 50:50으로 할 것을 제안했으나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총투표 40%, 비정규직 노동자 40%, 북구주민여론조사 20%안으로 수정 제안하며 이 중 비정규직 40%는 양당의 주장을 절충해 선거인단 모집방식 20%와 여론조사 방식 20%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비정규직 의사 반영에 선거인단 모집과 모바일 투표 방식을 20%씩 반영하자는 것은 객관성이 결여돼 있고, 양 조직의 동원경쟁을 촉발시키는 사실상의 조직 동원 경선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노희찬 대표는 "이 방식은 50:50방식보다 더 후퇴한 안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 주민 여론조사가 10% 줄어들더라도 40:40:20 방안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그 전제조건은 비정규직 40% 의사반영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여론조사 방법일 경우에 한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양당은 5일 오후 3시부터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고 그때까지 상호 비방 등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진보신당 노희찬 대표는 협상 결렬 이후 "두 당의 고민을 좀더 알게 되긴 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며 "내일(5일)이 식목일인데 나무를 심는 대신 소중한 단일화 합의를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참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여론조사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선거인단 구성방식이라고 하는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 왔으나 합의되지 못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일에는 민주노동당의 다섯 번째 양보안인 40:40:20안에 대해 진보신당이 계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 40% 전부를 여론조사로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민주노동당 제안을 거절한 것은 양당 대표가 1차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합의했던 '민주노총 조합원과 비정규직 노동자,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 후보단일화 방법을 마련한다'고 한 합의정신에서 어긋났기 때문"이라며 "울산 북구 주민 중 비정규직이 더 많은 현실에서 비정규직 의사를 과소반영하는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여론조사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이지 않다는 민주노동당의 비판은, 민노당이 40:40:20 방안에서도 비정규직 여론조사가 가능함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임을 지적한다"며 "오히려 비정규직 의견 반영은 여론조사가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며 신뢰성 있는 여론조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