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13개 시민사회단체가 21일 울산교육청 마당에서 4.15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학교자율화계획은 교육주체들의 의견수렴절차도 없었고, 교육의 기본적인 철학조차 결여된 시장만능주의 정책의 소산이라는 것.

울산시민연대, 울산여성회, 울산장애인부모회 등 13개 단체는 21일 오후 1시 30분 울산교육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계획 철회' '울산교육청의 4.15 계획 거부와 공개 토론회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라는 공동단체를 결성키로 하고 현재 준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중이다.

13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에서 "0교시수업 심야보충학습, 우열반 편성 등 금지 정책은 학생들의 기본 인권을 보호하려는 사회적 합의였다"며 "이 정책들은 더욱 강화돼야 하며, 지역교육청에서 강력하게 지도할 수 있는 세부적인 방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또 "공교육의 시장화를 통해 학교를 학원화할 '방과후학교 학원위탁경영 허용' '사설모의고사 허용 방침' '관리수당 부활 방침'도 철회돼야 한다"며 "이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여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두 배로 높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와 김상만 울산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촌지근절, 초등학교 어린이 신문 구독, 학습부교재, 사설모의고사 등 학교현장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각종 비리와 관련된 지침은 교육부의 지침보다 강화된 근절 계획을 교육청이 제시하라"며 "울산교육감은 교과부의 학교자율화추진계획의 후속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울산지역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 토론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최초의 직선제로 당선된 김 울산교육감 취임이후 그동안 활발하던 울산교육행정에 교육주체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선거때 급조된 부실한 공약의 실험대로 울산교육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고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후속대책을 수립할 것"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단체들은 새정부와 새 울산교육감이 들어선 후 학교현장에서 현실성 없는 방침들이 마구잡이로 추진되면서 일선교사들이 폭주하는 공문서와 각종 계획서 제출로 수업이 뒷전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무차별 학력향상교육에 인성교육도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민사회단체는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잡무를 경감하고 교원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며 "초등교육마저 입시경쟁체제로 편입시켜 초등교육의 목적을 스스로 부정하게 될 초등 진단평가결과 공개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울산교육연대 대표단 3명은 이기룡 울산부교육감을 만나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하고, 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수립할 때 교육관련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육공공성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 준비 위원회 참가 13개 시민사회단체'는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울산교육연구소, 울산시민연대, 울산여성회, 울산장애인부모회, 전교조 울산지부, 울산인권운동연대,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함께', 울산대민교협,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 울산공동실천단(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울산지부, 전공노 교육청본부 울산교육청지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