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 치른 '전국 중1 학력진단평가' 결과의 채점 오류를 울산교육청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전교조의 문제 제기와 관련(<시사울산> 4월 14일자 "울산 중1 학력평가 채점 오류 정치적 이용"), 울산시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결과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17일 오전 울산시교육위원회가 울산교육청을 대상으로 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황일수 울산교육청 교육국장은 김해철 교육위원의 질문에 "(100점 환산이 아니라) 96점 만점으로 채점하도록 채점대행업체인 비엘소프트 측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울산교육청은 유독 울산만 수학점수가 70점대인 것을 이상하게 여긴 전교조와 일부 교육위원의 확인에 대해 "100점으로 환산한 점수"라고 해 왔고, 지난 4월 8일에는 기자브리핑까지 열며 "4월 7일 채점업체로부터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점검한 결과 채점 오류 사실을 확인했다"며 책임을 채점업체로 떠넘겨 왔다.

황 교육국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시험 다음날인)3월 7일 오후 A중학교 수학교사의 제보로 수학시험문제 인쇄 오류를 확인했다"며 "이어 교육국장, 중등교육과장, 담당 장학사가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서 (인쇄 오류난 수학)19번 문제를 제외하고 96점 만점으로 처리하는 것이나 100점으로 환산하는 것이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96점 만점으로 수학점수를 채점하기로 결정했다"며 "96점 만점으로 채점하도록 채점대행업체인 비엘소프트 측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발언이 나온 후 전교조 울산지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채점 오류를 정치적 악용을 위해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교육감의 사과와 대책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결국 울산교육청은 시험 다음날인 3월 7일부터 수학과목의 점수가 96점으로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3월 21일 96점 만점의 수학평균점수를 언론에 공개했다"며 "이후 울산 학생들의 성적이 전국 최하위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아무런 해명조차 않고 도리어 분위기를 활용해 교육감 공약 추진(학력향상)의 근거로 활용하기에 바빴다"고 비난했다.

이어 "울산교육청은 모든 고사관리의 책임을 인쇄소와 채점업체에 떠 넘기는 무책임성과 함께 진단평가 결과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해 기본적인 사실을 은폐했다"며 "110만 시민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연출한 부도덕적인 행위를 했다"고 성토했다.

울산전교조는 또 "울산교육청이야 말로 학력향상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런 비도덕적 교육행정을 혁신하지 않고는 진정한 학력향상은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울산교육감의 사과와 이번 사태를 은폐하는데 관여한 관련자들을 징계위에 회부해 무너진 울산교육의 도덕성을 회복하라'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