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인데 국민건강을 위한 공공병원 설립예산은 0원, 국방비는 53조라니 말이 되나. 무기수입 예산을 줄이고, 코로나 위기극복 예산을 늘려야 한다."

내년도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2조 7647억 원 증액된 52조 9174억원으로 편성된 데 대해 진보당 울산시당이 이같이 지적했다. 반면 내년 예산에 공공병원 신·증축예산은 한푼도 편성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서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2021년 국방예산은 핵⋅WMD(대량살상무기), 첨단무기체계 구축 등, 전력운영 보강을 위해 올해보다 5.5%(2조 7647억 원) 증액한 52조 9174억원으로 편성했다. 향후 5년간 합치면 30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4일 오전 11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은 국방비 증액과 관련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2.7%로, OECD 주요국가 중 세계 3위이지만 복지예산은 OECD 국가 평균 20.1%의 절반인 11.1%로 29개국 중 꼴찌"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진보당 "코로나 2유행되는데 중장기 대책 예산안에 반영 안돼"

진보당 울산시당은 "전 세계가가 코로나 제2대유행기를 맞아 몸살을 앓고, 우리나라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면한 코로나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의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과 의지는 예산안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급한 것은 공공의료체계를 재정비 하는 것이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에 공공병원 신·증축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권별 국방예산 증가율을 보면 김대중 정부 3.8%(IMF 첫 해를 빼면 6.25%), 노무현정부 8.9%, 이명박정부 5.2%, 박근혜정부 4.1%, 문재인정부는 7%를 증액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보수정권보다 오히려 국방예산을 더 확대 편성하고, 박근혜정부 시절의 연평균 증액 규모인 1.4조보다 2배나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예산 부족을 이유로 코로나 관련 민생지원은 소극적인데 반해, 무기 수입과 군비 증강 예산은 거침없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는 나라인데 대책 없이 미국산 첨단무기를 수입하는 데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항모 등 우리나라 환경에 맞지 않는 무기체계가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나"고 반문하고 "우리나라 군대에 필요한 것은 대책 없는 첨단무기 구입이 아니라 국방자주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합의를 이행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나라와 군대의 자주권 확보와 평화를 대비한 국방예산, 자주적 군 운영 계획 수립이 아니라, 무기수입 예산만 늘리는 것이 무슨 자주 국방인가"라고 지적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따라서 "미국 눈치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무기⋅병력운용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면서 "묻지 마 국방비증액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대신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공공의료예산을 포함한 코로나 위기극복과 피해지원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미국과 러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국방예산을 축소하고 민생예산을 확충하는 시기에, 우리나라만 국방 예산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자, 민생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대해서는 "무기수입 예산을 삭감하여 민생외면 국회라는 오명을 씻고, 제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킬 공공병원을 신설⋅증설하고 병원인력 확충, 공공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의료예산을 추가로 편성하는 것이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