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시내 외곽지역에 위치한 학교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교사들에게 주던 '승진 가산점제'를 폐지하기로 하자 중견 교사들과 일부 학부모가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시내지역인 중구와 남구를 제외한 동구, 북구, 울주군 지역 학교에 배치되기를 희망하는 교사들에게 일정부분 승진가산점을 줘 왔다. 이는 교사들이 이들 지역에 가기를 꺼려하던 관행 때문이다.

▲ 울산 동구 지역에 위치한 한 영구임대아파트. 이 아파트 1000세 자녀가 모두 인근 학교에 다니면서 일부 교사들이 이 학교에 전근을 꺼리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이 지역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가산점을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동구지역의 경우 해안도로의 개통으로 시내중심가에서 이동하는 거리가 줄었고 북구는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신흥주택가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이 지역은 교사들이 배치되기를 꺼려해 희망교사가 없자 교육청이 신규 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 학부모들이 교사 유치방안을 요구해 왔고, 교육청은 가산점으로 중견교사의 전입을 유도해 왔다.

하지만 승진가산점제를 통한 교사 확보를 바라보는 데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먼저 학부모와 중견 교사들은 "가산점을 없애면 교사들이 전입하기를 꺼려해 학교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것.   

하지만 전교조는 승진가산점제도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가산점을 받고 전근 온 교사가 과연 학교 교육에 애정을 갖고 임하겠느냐"며 "교사들을 차등하는 가산점제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교육청과 전교조가 특정 정책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됐다.

울산시교육청도 "교사 순환제를 통해 중견 교사를 자연스럽게 외곽지역으로 유입하겠다"며 "이제 이 지역들이 교사들이 꺼려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외곽지역 근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외곽지역 왜 꺼리나

그동안 교사들이 동구와 북구, 울주군 지역에 배치되기를 꺼려온 게 사실이다.  이동 거리가 멀고 학교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이 첫번재 이유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울산이라는 '노동 특수성'과도 연관이 있다.

동구의 경우 80년대말 '골리앗 시위'로 노동의 메카로 유명해진 노동자의 도시. 상대적으로 전교조와 노동자가 유난히 강성이라는 인식이 심어져 왔다. 

때문에 학교장을 비롯한 중견 교사들이 동구 지역에 근무하기를 희피해 왔다.

동구지역 한 교장은 "교사들이 동구에 근무하기를 거려해 교육청이 신입 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 왔다"며 "가산점제를 없애면 중견교사의 희피가 불을 보듯 뻔해 교육의 질 향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이 강제 순환제라도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희망하지 않는 교사를 억지로 전근보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구지역에 근무하는 전교조 소속 교사는 "젊은 교사가 많다고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며 교육의 질이 현실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산점 때문에 이 지역에 온 교사가 과연 애정을 갖고 교육에 임하겠나"고 반문했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가산점제를 둬서 교사 유입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학부모는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동구에 근무하기를 꺼려하지 않냐"며 "젊은 교사와 중견 교사가 두루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올해부터 가산점을 없애되 현재 근무하는 교사들은 가산점을 계속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