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노사의 '2015 임금 및 단체협상' 제16차 교섭. 이 자리에서 현대차노조는 회사측의 임금피크제 도입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 현대차지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금피크제 확산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천명한 후 5일만인 11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관련기사 : 현대차그룹의 임금피크제, 실효성 있을까), 노조가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노조)는 "대통령이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인가"라고 되묻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일방적 언론보도를 좌시할 수 없다, 어떠한 형태의 임금피크제 도입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 "사측 입장, 언론보도 묵과할 수 없어"

'현대차그룹 임금피크제 도입'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지 2시간 뒤인 11일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에서 열린 '2015 임금 및 단체협상' 제16차 교섭에서 현대차노조는 "회사를 위해 평생을 바친 장기근속 조합원의 노고를 인정하라"며 임금피크제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교섭에는 노조측에서 이경훈 지부장 등 32명이, 회사측에서는 윤갑한 사장 등 34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노조 이경훈 지부장은 "노사 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 오늘(11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는 사측의 발표는 조합차원에서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차 대표인사인가"라며 사측 교섭대표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부장은 그러면서 "어떠한 형태의 임금피크제 도입이라도 조합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휴가 이후 단체교섭 속도에 대한 현장의 요구가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정규직노조가 그동안 중단된 비정규직 특별교섭에 참여할 뜻을 밝히면서, 특별교섭이 13일 다시 재개된다. 지난해 비정규직노조의 불참에서 진행된 특별교섭에서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신규채용이 합의돼 강행됐고, 이에 따라 청년 고용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재개되는 특별교섭은 임금파크제와 맞물려 큰 관심사다.

현대차노조는 "11일 노사 교섭에서 법적 판결에 따른 특별교섭 재개에 대해 논의했다"며 "3주체(회사측, 정규직노조, 비정규직노조)가 참여하는 특별교섭을 13일 진행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27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간담회를 하고 법 판결에 따른 특별교섭 요구와 비정규직노조의 6대 요구를 포함해 교섭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하지만 회사측은 지회가 교섭을 결정하자 미뤄왔던 신규채용 면접일자를 발표하는 등 여전히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차례의 법원판결이 말해주듯 현대차는 더 이상 신규채용 꼼수로 불법파견을 끝내려 해서는 안된다"며 "수차례 나온 법 판결은 불법파견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며, 그것을 법원이 제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