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12일 오전, 전날 작업 중 하청노동자가 사망한 대조립 공장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면서 헌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150명, 사망자가 16명, 격리자가 521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메르스가 온 나라를 휩쓸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등 늑장대처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메르스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에 대해 노동계는 노동현장에서의 산재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9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11일 또 다시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숨진 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서다. 기업이 쉬쉬하고 나서면서 사회적인 반향이 미미한 것에 대해 노동계는 "기업들이 메르스로 인해 공장 가동을 못할까봐 전전긍긍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을 노동자들의 안전에도 보여달라"는 것이다.

노동계 "산재 사고, 메르스보다 22배는 무섭다...관심 가져 달라"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선진기업 소속 강아무개씨(45)가 지난 11일 오전 11시 34분께 작업 중 800kg에 달하는 철판에 깔려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5월 14일에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38)가 사내에서 차에 치여 숨졌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27만3000여명이 산재를 당했고 이중 3만3902명이 숨졌다. 한 해 평균 2422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한 셈이다. 지난 2014년 산재 사망자는 2134명에 달했다. 특히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9명이 사고로 사망했고 올해 들어서도 하청노동자가 두 명이나 사망한 것.

노동계는 35일만에 16명이 사망한 메르스보다 한 달 평균 190여명이 사망한 산재 사망이 더 무섭다는 입장이다.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6.6명꼴로 산업재해로 사암하고 242명이 다친다"며 "30일이면 198명이 자기 일터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고 7375명이 다친다"고 상기했다. 이어 "실제 고용노동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산재은폐까지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날 것이다. 메르스 만큼만 산재 사망사고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하부영 전 본부장은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사망하면 감추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면서 "산재신청은 하기 힘들고 산재 사망으로 인정받는 것 또한 힘든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체는 산업재해 신청 건수를 중이기 위해 웬만하면 공상으로 치료받도록 유도해 사내은폐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며 "강성노조라 불리는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도 이럴 진대 노동조합이 없는 90%, 1650만명의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욱 심한 산재 은폐와 일터에서 쫓겨나는 일이 허다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그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정부가 메르스 만큼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메르스도 빨리 잡히고 노동자들도 목숨을 잃지 않는 안정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