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원장 황시영)이 19일 아침, 시민들을 대상으로 벌이 의미 있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경제·산업, 생태·환경, 정치·사회, 문화·복지, 체육·관광 등 5개 부문 46개 시책 및 상품에 대한 설문을 벌여 '2014 울산 10대 히트상품' 선정했고, 그 중 1위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994명 정규직 인정'이 응답률 61%로 최다 표를 얻어 1위에 선정됐다는 것.

울산발전연구원은 "현대차 사내하청 994명 정규직 인정이 1위에 선정된 이유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많은 시민들이 안정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의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이 포털사이트 검색 등으로 큰 이슈가 됐고, 이 항목이 울산시민들에게도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연합뉴스>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지난해 현대차 회사측이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규채용해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입사식을 갖는 사진을 기사 머리에 내보내면서 마치 울산시민 히트상품 1위가 신규채용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후 일부 경제지도 관련기사 머리 사진에 현대차 본사 사옥을 함께 게재하면서 앞으로 울산시민 히트상품 1위의 진위가 오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히트상품 1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994명 정규직 인정'은 법원 판결에 따른 것 

▲  지난해 8월 21일 내려질 예정이던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집단 소송 선고가 연기되고 8·18 합의가 나오자 8월 28일 시민사회와 노동계 등으로 구성된 울산지역 불법파견 정규직화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은 9월 18일과 19일 정규직 인정 판결을 내렸다.
ⓒ 박석철

울산발전연구원이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선정한 히트상품 1위 '현대차 사내하청 994명 정규직 인정'과, '현대차의 사내하청을 대상으로 한 신규채용'은 그 내용과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관련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눈물 대가로 정규직 400명 신규채용 )

같은 작업지시서로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현대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임금과 처우에서 판이한 대우를 받아왔다. 이에 비정규직들이 노조를 결성한 후 노동부와 법원 등에 이의를 제기해 왔고, 결국 서울중앙지법은 소송 제기 4년여만인 지난해 9월 18일과 19일, 소송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1200여명의 비정규직들에게 정규직 인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현대차 회사측은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신규채용을 강행하면서 당사자인 비정규직은 물론 노동계와 시민사회로부터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현대차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20일과 21일 400명의 신규채용을 단행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2438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신입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회사는 이 인원을 포함해 2015년까지 40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이지만 비정규직노조는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울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히트상품 1위의 진위여부는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측은 19일 거듭된 확인취재에 "히트상품 1위는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이 판결한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인정 판결 내용이 확실하다"고 확인했다.

울산 히트상품 2위 태화강 연어 회귀, 3위 문수야구장 개장...

한편 울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2014 울산 10대 히트상품'은 1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994명 정규직 인정(응답률 61%)' 2, 3위는 '태화강 회귀 연어 6년째 자연산란 확인(응답률 60%)'과 '문수야구장 3월 개장(응답률 55.4%)'이 차지했다.

이어 '떼까마귀 5만 마리 등장(응답률 49%)'과 '울산시장 김기현 당선(응답률 47.6%)', '울산고래축제 개막(46.6%)', '영남 대표누각 태화루 복원(응답률 43.8%)', '태화강 바지락 채취 26년 만에 재개(응답률 38.8%)', '울산수소타운 운영, 전기세 절반 수준(응답률 37.6%)', '울산대공원 방문객 6000만명 돌파(응답률 32.2%)'가 그 뒤를 이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19일 이슈리포트로 발간했다. 설문 대상자 전체의 응답률을 토대로 선정한 '10대 히트상품' 이 외에도 성별, 연령대별, 거주지별 설문결과를 다뤘다.

연령별 조사 결과 20대(80명), 30대(99명), 40대(144명), 50대(121명)가 각각 응답률 56.3%, 64.6%, 63.9%, 59.5%로 '현대차 사내하청 정규직 인정'을 1위로 선정했으며, 60대 이상(56명)은 응답률 62.5%로 '태화강 회귀 연어'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성별 결과로는 남성 응답자 253명 가운데 62.5%가 '문수야구장 개장'을, 여성 응답자 247명 중 63.2%가 '태화강 회귀 연어 6년째 자연산란 확인'을 꼽아 각각 1위로 선정됐으며, 여성의 경우 '영남알프스 억세대축제'를 순위에 올리는 등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울산발전연구원 기획경영실 김문연 실장은 "지난해 시민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울산시 시책과 상품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및 분석을 실시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울산시의 정책 수행을 위한 기초자료 및 연구원의 세부 연구를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 울산 10대 히트상품으로는 '제13회 아름다운 숲 공존상 수상한 울산십리대숲'과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 울산대교 건설', '반구대 암각화 1억년 전 공룡발자국 발견' 등이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