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주산' 함월산의 소나무에 누군가 약물을 투입해 고사시킨 흔적이 발견돼 울산 중구청이 수사를 의뢰했다
ⓒ 울산 중구청

문수산, 무룡산과 함께 울산을 상징하는 '울산의 주산'으로 불리는 함월산의 소나무 39그루에 누군가 약물을 투입해 고사시킨 흔적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할 관청인 울산 중구청은 6일 "중구 성안동 함월산에서 인위적으로 소나무를 고사시킨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지난 7월 현장조사 결과 20~30년 된 직경 22~44cm 소나무 39그루에서 누군가 고의로 나무를 고사시킬 목적으로 구멍을 뚫어 약제를 주입한 흔적을 발견했다. 중구청은 고사된 소나무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제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사건 해결을 위해 목격자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의 주산으로 불리며 시민들에게 사랑받던 함월산은 지난 1989년 당시 울산 출신 김태호 내무부 장관이 도시개발을 주도하면서 시민들이 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곳이다. 때문에 이번 소나무 고사 사건은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함월산 도시개발로 파괴된 후 소나무까지 고사 당해

현행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4조(벌칙)1항 5호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없이 산림 안에서 임목·죽을 손상하거나 말라죽게 한 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중구청은 6일 "지속적인 순찰과 관리를 통해 산림을 인위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자에 대한 강력처벌을 통해 재발방지와 산림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산림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함월산 소나무 고사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놀라는 모습이다.

함월산은 해발 200.4 m로 그렇게 높거나 장엄하지는 않지만 흡사 부채가 펼쳐진 모습으로 울산의 중심부에 자리잡아, 울산의 주강인 태화강과 중구와 경주를 잇는 동천강을 내다볼 수 있는 도시의 명산으로 여겨진다.

과거 함월산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로 가득했고 곳곳에 작은 못들이 자리잡았지만 울산이 산업화 되면서 인구가 늘어나자 정부는 함월산에 대해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진행했고 건물 등을 짓기 위해 함월산을 깎기 시작했다. 이에 당시 시민들은 함월산 개발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함월산에 있는 성안동은 현재 아파트 단지와 주택들이 들어섰고 인근에 중구혁신도시가 들어서 울산의 중심가로 떠오르고 있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