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시 회의록 허위 작성"

▲ 울산전교조가 공개한 회의록 허위 작성 등 사례

울산지역 일부 학교가 교원평가 시범학교를 신청하면서 전체 교직원회의 합의(50%이상),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신청서류에 회의록 첨부 등을 허위로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교조울산지부(지부장 동훈찬)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교원평가 및 기타 시범학교 신청학교 중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학교에 대해 감사와 관련자의 문책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또 "이 같은 짜맞추기는 학교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교원평가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울산교육청이 교원평가 및 기타 시범학교 선정과정의 문제점을 전면 재검토, 재선정할 것과 과도한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울산전교조가 조사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부학교는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심의를 거친 것으로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했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운영위원회를 정식으로 소집하지 않고 개인별로 의사를 물었으면서도 운영위원회를 소집한 것처럼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했다.

또 일부 학교는 전체 교직원회의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거나 찬성을 강요했고, 일부 학교는 전체 교직원회의를 열어 찬반토론을 거치지 않고 개인별로 전화를 걸어 의견을 수렴했다. 전교조는 "시범학교 가산점이 필요한 승진 희망 교사들이 전화를 해 찬반을 묻는 것은 사실상의 강요"라고 밝혔다.

또 문자메시지를 보내 찬반의사를 묻는 경우도 있었고, 일부학교는 교원평가 시범학교라는 표현 없이 '자율장학시범학교'로 왜곡해 의견수렴을 한 경우도 있다고 전교조는 밝혔다.



▲ 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정책실장이 6일 전교조 사무실에서 운영위원회 회의록 허위작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전교조는 "교무부장이 찬반의사를 개인별로 찾아다니면서 조사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반대의사를 밝히기 어렵다"며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교무부장이 교사를 개인별로 찾아다니며 찬반의사를 조사한 학교 중 하나인 A학교 교무부장은 "(교사들에게)부탁을 좀 하고, 찬성이냐 반대냐는 의견을 묻기 위해 한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19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은 것처럼 회의록을 허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난 B학교 관계자는 "당시 학교운영위원들에게 전화상 의견을 물었고, 실제 운영위원회는 1월달에 했다"고 해명했으나 학교운영위원 C씨는 "12월 19일 운영위원회를 통보받지 않았고 전화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학교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교원평가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시범학교 신청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교육부장관 표창, 학교당 1000만원의 예산지원, 시범학교 점수부여 등을 유인책으로 제시해 신청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청 마감기간을 2~3일 앞두고 급하게 하달되는 신청공문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을 수 없고 편법을 사용하게끔 유도하고 있다"며 "울산교육청이 교육부의 9개 학교 지정 계획을 넘어 울산지역에 15개교 이상 과도하게 선도학교를 지정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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