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라면서 왜 교육부 지침대로 따르나"



	▲ 전교조 울산지부가 22일부터 울산교육청 내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 박석철

연가투쟁 참가 교사에 대한 징계절차에 반발해 지난 22일부터 울산시교육청사내에서 천막농성중인 전교조 울산지부(지부장 동훈찬)가 23일 오후 3시 농성장에서 집회를 여는 등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전교조 징계대상자 43명은 전국 대상자 430명의 10분의 1에 해당될 정도로 그 수가 시도중 가장 많고, 그만큼 반발 또한 거세다.

올해 새 지부장으로 선출된 동훈찬 지부장(42·울산중앙여고 교사)은 취임하면서 스스로 온건합리주의를 내세우며 온건노선으로 갈 것을 선언한 바 있지만 새해벽두부터 천막 철야농성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동훈찬 지부장은 23일 인터뷰에서 "연가투쟁 누적 징계는 2년이 지나면 소멸되는 공무원 징계 절차를 정면 위배하는 것"이라며 "전교조를 식물노조로 만드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자치를 내세우면서 교육부의 일방적인 징계방침을 공손히 따르려는 울산교육청의 막가파식 징계"라며 "절차를 무시한, 징계위원회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훈찬 지부장은 "이런 문제로 파업을 오래할 생각은 없고, 지부장으로서 조합원을 보호할 책무에 따라 교육청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전교조 울산지부장 동훈찬

-천막농성을 하는 이유는?
"울산 전교조에 대한 징계자수가 너무 많다. 이는 울산교육청이 비이성적으로 몰아부치는 격이며 징계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교사들의 자기방어권인 진술권이 봉쇄되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징계대상자에 대한 관련서류와 증빙자료를 즉각 정보공개해야 한다.

-취임하면서 온건노조를 표방했는 데?
"교육부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려는 교육청의 행동이 이렇게 만든다. 지부장은 조합원의 권익보호를 제일 우선으로 한다. 천막농성도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징계대상자의 진술권을 확보할 것이다."

-25일 열리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자가 가려질 것 같은 데
"지금까지 연가투쟁 누적분을 함께 징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지난 2003년 울산전교조는 다수 조합원이 징계를 당했다. 공무원은 징계 소멸시효가 2년인데 왜 누적해 징계를 하나?"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나?
"교육부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려는 울산교육청의 소신이 문제다. 현재 교육감이 공석중이라 부교육감 권한대행이 수장을 맡고 있는 데, 이런 점도 타시도와 비교해 징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걸로 오래 파업할 생각이 없다. 징계문제를 교육청과 대화로 해결할 용의가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봤나
"징계위에서의 충분한 소명을 위해 본인들의 징계에 관한 증빙자료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지난 16일 교육청에 '징계관련 서류' 정보공개 청구를 서면으로 제출한 바 있다. 또 19일 1차 징계위원회에 앞서 역시 서면으로 징계관련서류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때문에 본인의 징계서류에 대해 정보공개가 이루어진 다음으로 징계위원회를 연기해야 한다.

-교육청의 반응은 어땠나?
"울산시교육청을 포함한 3개 교육청은 이런 정당한 요구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이 기각하고, 자신들의 일정대로 징계대상자가 출석하지 않았으므로 진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고 선언하면서 25일 2차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한다. 비이성적 행동이지 않나?

더구나 아예 징계위원회 연기신청서와 징계위원 기피신청서를 접수조차 하지 않고 문을 걸어 잠근 채 1차 징계위를 진행한 것은 막가파식 행동이다.

-교육청이 어떻게 해야 하나
"법률대로 징계대상자의 진술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자신의 징계와 관련된 교육청자료, 증빙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자기방어권인 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징계에 관련된 법률절차를 준수하라는 것이다.
/ 박석철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트윗하기

박석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