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1층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하기 앞서 학교비정규직 교육감 직고용 조례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이은영, 이선철 의원(왼쪽 3~4번째)

울산시의원이 발의한 학교비정규직 교육감 직고용 조례가 지난해 말 새누리당의 반대로 보류돼 다시 3월 13일 시의회 상임위에서 다뤄졌으나 결국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하고 심의가 21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학교별로 채용·관리하는 조리종사자, 돌봄 교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계약을 교육감이 일괄 체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조례의 발의자이며 11일부터 1인 시위로 조례통과를 촉구해온 통합진보당 이은영 시의원과, 전교조 출신 이선철 교육의원이 13일 시의회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새누리당이 대선 등을 이유로 반대해 조례 상정이 보류된 후 그 사이에 120여명의 울산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약해지 되었다는 점을 들어 3월 21일 본회의에서는 조례가 꼭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조례 상정 열쇠 진 보수성향 교육의원 태도 모호해 통과 불투명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지난해 보류된 교육감 직고용 조례를 심의하기 시작했다. 회의장 앞에서는 지난해와 같이 상정이 보류될 것을 우려한 울산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 30여명이 피켓을 들고 조례 통과를 촉구했다.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심의에서 조례안 보류를 주장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더 이상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교육위는 결국 조례 심의를 중단하고 오는 20일 재심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회 폐회일인 21일에 하루를 남기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교육위 심사에서도 지난해 말처럼 새누리당 의원과 보수성향 교육의원의 입장이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조례 상정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조례 통과를 요구하는 두 교육의원이 농성을 시작한 것.

울산시교육위 6명 중 조례 찬성쪽은 3명으로, 1명은 통합진보당 소속, 두 명은 전교조 출신이다. 반대쪽은 두 명의 새누리당 의원. 여기다 1명은 열쇠를 쥔 권오영 교육의원이다. 3대3 동수이며 부결되기 때문. 보수성향인 권 의원은 지난 12일 개회된 울산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조례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심의·의결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을 겪을 수 있고 관련 상위법이 국회에 계류중인 만큼 좀더 신중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울산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부결 분위기 높자 두 시의원은 농성을 시작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례제정을 바라는 교육의원들은 교육위원회가 오늘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며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부 교육의원이 조례안을 다시 보류하자고 주장해 오늘 표결에까지 이르지 못했다"며 "이미 지난해 조례심사과정에서 조례안 자체에 대한 검토는 모두 끝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연말에 조례안을 제정해야 연초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의원이 대선등을 이유로 보류를 주장해 결국 3월까지 심사가 연기됐던 것"이라며 "결국 그 사이에 120여명의 울산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약해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말로는 비정규직 해결을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도 처우개선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의회가 더 이상 비정규직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은영 의원은 "이 조례안은 지금 통과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조례안 제정을 반대하는 교육위원들이 입장을 바꿔 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을 적극 수용해 이 조례의 3월 통과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3월 21일 울산시의회 교육위의 조례 심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