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투표함 개봉도 못한 채 무산되자 오 시장과 엇비슷한 행보를 보여온 박맹우 울산시장과 울산시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올해 예산이 2조1851억 원에 달하는 울산시는 야권과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올해 무상급식비는 기존 의무 지원대상 지원외 0원, 친환경급식비는 지난해보다 3억 증액한 7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예산 편성때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의 이은영 시의원이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박맹우 시장이 결단해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25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과 울산시가 무상급식 실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24일은 무모한 정치적 신념과 소신이 얼마나 혈세를 낭비하고 불필요한 정쟁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는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의무교육의 문제이자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를 포퓰리즘으로 몰아 극단적 정쟁으로 몰아간 책임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노당은 울산시의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울산민노당은 "재정자립도 11위인 충북, 14위 제주, 15위 전북, 10위 충남, 8위 광주에서 100% 무상급식을 하는 중이며 2위인 경기와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전남도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며 "재정자립도 4위인 울산은 법적 의무지원 대상을 빼고는 무상급식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자도시 울산의 무상급식 전국 최하위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무상급식을 확대 실시하지 않을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박맹우 시장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당은 또 "박맹우 시장은 그동안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줄기찬 요구에도 '무상급식은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 '복지 바이러스 확대' 등의 표현으로 부정적 인식을 밝혀 왔다"며 "지난해 대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와의 대화마저 거부했고, 시의원이 23일간 단식을 하면서 최소한의 예산 55억을 편성하라는 요구마저 철저히 왜면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자기 고집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선출된 권력이라고 해서 100%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거듭 박맹우 울산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단체장의 고집과 독선 아집이 국민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결국 그 책임은 단체장의 소속 정당으로 돌아 간다는 것이 이번 주민투표 소동을 통해서 분명히 확인 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울산시당도 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야당과 시민사회진영과의 대화에 나서서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라"며 "합리적 해결책을 찾지 않는다면 또다시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 "이 대통령도 국민앞에 사과해야"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미달한 것은 서울시민이 오 시장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진보신당은 "애초에 들고 있는 것이 계란이면 바위를 쳐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복지에 대한 열망은 바윗덩어리처럼 크고 단단한 데 거기에 계란껍질 만큼 얇고 하찮은 가치관으로 도전을 했으니 패배는 순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은 서울시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보편복지를 향한 국민들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심판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오 시장 말고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더 있다"며 "나쁜 투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한나라당과 홍준표 대표, 오 시장을 지지했던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은 "보편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대립은 오늘로써 보편복지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며 "이제 국민들은 정부여당과 오세훈 시장이 오늘 서울시민이 내린 준엄한 판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똑바로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