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수수 및 언론사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직무가 정지된 김두겸 울산남구청장에 대한 구명운동이 남구청 부구청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공무원노조가 12일 오전 조기수 남구청 부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남구청이 주도한 구명운동 서명지 호소문에는 "남구청이 주민을 위해 은월루를 기부 받은 사실을 제3자 뇌물수수로 기소했다"며 검찰의 기소와 판결에 의문을, "지난 선거에서 야당후보가 정치적으로 이용해 개인적인 청렴성과 도덕성에 흠집을 냈다"며 민주노동당 김진석 후보에게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공무원노조 울산본부는 12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할 공직자인 부구청장이 비리 구청장의 구명을 위해 공직사회를 동원하고 구명활동을 강요하는 행위는 분명 직권남용일 뿐만 아니라 사법처리의 대상"이라며 "적반하장의 억지 주장을 펼치며 비리 구청장을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로부터 형사 처벌받은 비리 구청장을 반면교사 삼아 깨끗한 구정을 이끌어야 할 부구청장이 비리 구청장의 앞잡이가 되어 남구주민을 우롱하는 한심한 작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공무원 노조는 "탄원서명지에는 남구사랑희망연대라는 단체가 서명을 주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단체 회원들이 아닌 공무원들이 관조직인 통장을 통해 서명 활동을 요청한 것은 분명 주민여론을 왜곡하는 여론조작에 해당될 것"이라며 "관변단체의 명의만 빌려 부구청장이 공직사회를 동원, 구명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사회에서 공무원이 윗선의 지시 없이 이 예민한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조 부구청장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인양 포장하여 책임을 전가하려고 생각한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무원노조 울산본부는 수집한 사례를 토대로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은 "남구청 조기수 부구청장은 6월 말각 동사무소를 순회하면서 동장 등에게 '조만간 김두겸 구청장 구명을 위한 탄원서가 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 일부 동사무소에서는 직원들이 통장들을 별도로 불러 탄원서명지를 나눠주며 탄원서명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울산 남구청 자치민원봉사과장은 7월 6일 150여 명의 남구청 관내 통장들이 참석한 '모범통장 문화탐방' 행사 차량에 탑승, 탄원서명에 적극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남구주민회 "관권 동원 서명 즉각 중지를"
울산 남구주민회(공동대표 김교학, 허석)도 12일 성명을 내고 "김두겸 남구청장에 대한 자발적 탄원 서명이 아닌 남구청의 직위와 관권을 동원한 탄원 서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남구주민회는 "시민사회단체는 6.2지방선거를 전후로 한나라당의 잘못된 공천 철회와 대주민 사과, 그리고 당사자의 자숙과 반성을 촉구하며 공직 사퇴를 요구해왔다"며 "그런데도 김두겸 남구청장은 보란 듯이 7월 1일 취임식을 강행하고 연이어 공직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관 주도 구명운동)소식이 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남구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조기수 부구청장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고사하고 직무와 무관한 구명운동에 직접 나선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발언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 남구청에서 개최된 통장회의 자리에서도 서류봉투에 김두겸 구청장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동봉, 협조를 요청하다가 일부 통장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며 "이는 세상의 민주적 변화 속도를 모르는 일부 고위 공무원들의 한심한 사태 인식이 가져온 어처구니없는 일로 보기에는 그 심각성이 너무도 크다"고 지적했다.
남구주민회는 "관의 직위와 체계를 타고 진행하는 탄원 서명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주민들의 이해를 구할 수가 없다"며 "이러한 불법, 부당한 행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남구주민회는 "조기수 부구청장의 발언과 행동은 경위를 떠나서 지탄의 대상임은 물론 관권을 동원한 직권남용이자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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