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울산경찰청에서 청장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김승교 변호사,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 민주노동당 임상우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단장으로 한 '울산 선거용 기획수사 의혹 해소를 위한 진상조사단'이 29일 오후 2시쯤 울산 성안동에 있는 울산경찰청을 찾았다.

인도적 방북자 기획수사 진상조사 차원의 이날 항의 방문에는 권 의원과 김승교 변호사,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김종훈 동구위원장, 임상우 울산시당 대변인 등이 동승해 울산경찰청장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의 이날 방문은 최근 불거진 3년 전 인도적 방북자들을 울산경찰청 보안과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를 벌여 기획수사 의혹이 일은 데 따른 것.

노무현 정부때인 지난 2007년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운동본부를 주축으로 한 울산의 각계에서는 식량난을 겪는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성금을 모아 평양 모란봉 국수공장 건립을  도왔고, 각계 지역 인사들이 북의 초청으로 기공식에 참석키 위해 방북했었다. 

문제는 이들을 대상으로 3년이 지난 시점에 경찰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

특히 6.2지방 선거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나섰던 김종훈 우리겨레하나되기 공동대표가 "이 사건으로 구속될 것"이란 말들이 선거구에 흘러나온 것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정천석 후보와 박빙인 김종훈 후보를 낙선시키기 의한 기획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선거 후 사건이 불거진 것에 대해 한나라당 구청장이 금품여론조사 연루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재선거가 예상되는 데 따른 사후조치용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권영길 의원 등 진상조사단은 김수정 울산경찰청장에게 이런 점을 집중 추궁했다. 권영길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이번 조사가 분명히 정치적 목적을 띤 것으로, 경찰의 선거 개입, 선거 방해라 볼 수밖에 없다"며 "당선이 될 것으로 보여진 김종훈 후보에 대한 방해 공작이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권 의원 등은 "선거기간 '경찰이 김종훈 후보를 수사 중이다. 당선 되어도 구속될 것이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경찰청장은 "정치적 수사나 선거방해는 있을 수 없다.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태가 수사가 아닌 첩보 확인 수준"이라며 "수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단순 참고인 조사 단계다"고 부인했다.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브리핑을 통해 "울산 경찰청장의 이 같은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믿기로 했다"며 하지만 "이후 경찰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3년전 인도적 방북자 수사에 대한 논란이 일자 우리겨레하나되기 울산운동본부가 울산경찰청에 보낸 질의서 회신도 이날 공교롭게 겨레하나 운동본부에 도착했다.

경찰은 회산에서 "조사는 남북교류협력사업 자체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이 아니고, 지난 2007년 3월 평양 모란봉 국수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방북단 중 일부 인사의 실정법위반 혐의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경찰은 "이는 통상적 경찰수사 활동으로 선거와 전혀 관련 없으며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김종훈 후보)에 대해서도 조사한 사실이 없다"며 "방북직후 첩보를 입수했으나 그 동안 타 업무처리 관계로 지연되고 있다가 올해 2월부터 조사 진행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찰은 "김종훈 후보 구속설을 유포한 경찰관은 없으며 이 건에 대해서는 입수된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신중히 판단하여 처리하겠다"며 수사를 종결할 뜻을 내비췄다.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선거개입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는 않았지만 경찰 측에서 극구 부인하고 있고, 정치적 개입은 추후도 없다는 답변을 경찰청장이 직접 밝혔기 때문에 믿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노당은 "오늘 한 약속과 다르게 또다시 조사가 진행되거나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재선거 국면에서 재차 이러한 내용을 누군가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면 민주노동당은 강력 대응키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