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가 17일 오후 잠실에서 열린 ‘2008 삼성PAVV’ 플레오프 2차전에서 신명철의 연장 14회초에 터진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두산을 7-4로 누르고 승리했다.

이로써 잠실에서 두산베어스 홈경기로 치러진 플레이오프 1?2차전은 양팀이 사이 좋게 1승씩을 나눠가지게 됐다.

선장 선동열 “기쁘다”, MVP 신명철 “자신감 주문에 적극적으로 쳤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경기 뒤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묻는 허구연 MBC-ESPN 해설위원의 질문에 “배수진을 치고 임했는데 이번 승리로 대구에서 이어질 3?4차전 홈경기의 부담감이 해소돼 기쁘다”며 1차전에서 당한 뼈아픈 역전패의 악몽을 떨쳐 낸 심경을 피력했다. 이어 “기분 좋게 홈으로 돌아가게 해 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여 혈투 끝 승리를 선수들 몫으로 돌렸다.

승부를 결정짓는 적시타 한방으로 경기 MVP에 선정된 삼성의 신명철 선수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자신 있게 치라는 감독님의 주문에 적극적으로 쳤다”며 “야구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타점이 될 것 같다”고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늘 곁에서 힘이 돼 준 아내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경기는 프로8년째를 맞는 신 선수에겐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엎치락뒤치락 경기, 연장혈투 끝 삼성이 7-4 승리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이 3회말 삼성선발 에니스를 상대로 전상렬의 기습번트 안타와 이종욱의 2루타 그리고 오재원의 3루타를 집중시켜 대거 3점을 뽑아내, 전날 1차전 역전승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삼성은 두산 선발 랜들이 컨트롤 난조 보인 4회초 연속 3타자 볼넷에 이은 박진만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고,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던 7회초 박한이?김재걸?양준혁의 연속안타와 상대투수의 폭투 그리고 최형우의 안타가 이어지며 3득점을 올려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7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선 두산은 이대수의 2루타와 채상병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8회, 9회, 12회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연장 14회초 삼성은 2사 후 채태인과 김창희의 연속안타로 만든 주자 1?2루의 찬스에서 신명철이 좌익선상을 가르며 펜스까지 굴러가는 2타점 결승 2루타를 폭발시켰다. 이어 타선에 들어선 박한이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로 마무리 지었다.

삼성의 오승환은 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로 삼진 한 개를 곁들이며 깔끔하게 마무리해 승리투수가 됐고, 두산의 금민철은 2/3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로 2안타 2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짊어졌다.

삼성이 투수 8명을 출장시킨 데 맞서 두산도 9명의 투수를 총동원해 맞선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은 포스트시즌 최다투수출전(17명) 및 5시간 7분이라는 역대 플레이오프 최장시간과 최다이닝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프로야구 ‘2008 삼성 PAVV’ 플레이오프 3차전은 장소를 대구로 옮겨 19일 오후 1시30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