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나이에 몽룡이와 '업고 놀은' 춘향이는 열녀가 아니라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불량소녀일
뿐이다. 이몽룡? 몽룡이는 하라는 공부는 않고 춘향의 집을 월장한 비행청소년이자 암행어사 공식집무 1호로 마패를 꺼내 애인을 구한
나쁜 공무원이다."
춘향과 몽룡에 대해 재해석을 내린 김상홍 단국대 대학원장이 울산지역 200여명의 공무원들앞에서 한 말이다. 울산시가 4일 오후 3시부터 울산시의회 대강당에서 마련한 '공직자 청렴교육'에 초청 강사로 온 김상홍 교수는 "시대가 변한만큼 공무원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은 재해석을 내렸다. ‘21세기 공직자의 사명과 과제- 다산의 목민심서를 중심으로’란 주제 강의에서 김 교수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발상을 전환해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김 교수는 이날 교육에서 춘향전, 홍보전, 이솝우화의 베짱이와 개미,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 등의 재해석을 통해 ‘발상전환의 당위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다산의 풍모, 다산의 개혁사상, 공직자의 윤리와 사명, 아젠다의 실현 등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공직자의 청렴에 대해 설명하고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강의에서 21C 코드로 재해석한 고전들은 '변학도는 불량소녀를 단속한 청소년선도위원' '자식을 많이 낳는 재능을 제외하면 전문성이 없는 홍부와 부인은 무능력자' '동생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남을 골려주기 위해 고심에 찬 연구를 한 놀부는 최고 전문가' 등이다. 또 '토끼는 거북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일부러 낮잠을 자는 척 했다. 거북은 물속에서 경주를 하면 자신이 이기는 데도 토끼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기 위해 양보했다' '배짱이는 훌륭한 연주가' 등의 재해석도 있다. 이같이 고전을 재해석한 이유에 대해 김 학장은 "공무원도 21C 코드에 맞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청렴성을 강조하면서 정약용의 저서 목민심서를 인용해 "능력과 분수를 지킬 것, 청렴을 실천할 것, 금주·금색·금황일(禁荒逸)할 것, 소신을 가질 것, 수신제가 할 것 등을 강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청렴한 공직자상을 정립하기 위해 청렴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홍 교수는 한국한문교육학회 회장, 한국한문학회 회장, 다산 연구소 연구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주요저서로는 다산학 연구, 다시 읽는 목민심서, 다산문학의 재조명 등 40여권으로 특히 다산학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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