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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28일 오전 10시 울산 남구 신정2동 학성중학교 체육관.
아침부터 굵은 장맛비가 끊임없이 쏟아져 내렸지만 체육관 강당에는 주최측인 신정2동 체육회가 준비한 식탁이 나열됐고, 1000여명의 이곳 주민들이 빈 자리가 없이 꽉 메우고 앉았다. 무대 앞에서는 풍물패가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연주했다.
매일 울산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울산대공원 동문광장과 불과 200여m 거리에 위치해 있있는 이곳에는 이날 '신정 2동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나이드신 이 지역 노인분들이 상당수 구경왔다. 참가자는 대부분 주부들이며 30~50대 남성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자 단상에는 넥타이를 멘 지방의원들과 재향군인회 등 자생단체장, 남구청 과장, 동장 등이 자리에 앉았다.
국민의례 후 내빈 소개가 있자, 사회자는 몇일 전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이곳 출신 윤명희 현 시의회 부의장과 남구 의원 등을 소개됐다. 모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울산지역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울주군을 제외하고 지난달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낸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무마시킨 바 있다.
사회자는 이날 참석하지 않은 한나라당 소속 김두겸 남구청장을 치켜 세우더니 지방 의원들이 나와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도록 했다. 이곳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최병국 국회의원의 부인도 내빈 소개를 받았다.
의원들은 인사말을 하며 "주민에게 감사한다" "살기좋은 지역으로 만들자" "오늘 마음껏 즐기시라"는 등의 인사말을 했다.
이어 각 통별로 팀을 나눠 게임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진행은 이벤트 회사에 맞겼는 데, 예의 입담 좋은 전문 사회자가 주민들을 연방 폭소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몇 개 통별로 '개나리' '진달래' '장미' '국화' 팀으로 나눠 게임이 진행됐다. 사회자는 폭소를 유발하며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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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30분쯤 되자 게임이 일단 중단되고 식탁에 음식이 놓여졌다. 돼지고기 수육과 술, 떡, 과일 등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바르게살기' '재향군인회' 등 자생단체들 회원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음식을 날랐고, 주민들은 음식에 이어 '쇠고기국'과 밥을 먹었다.
자생단체 관계자는 음식 등 비용에 대해 "남구와 신정2동에서 예산이 지원됐다"고 귀띰했다. 울산의 남구 중구 울주군 동구 북구 50여개 동은 1년에 한 번씩 모두 이와 비슷한 행사를 치르고 있다.
식사후 다시 게임이 진행됐고, 중간중간에 이벤트사에서 온 4명의 늘씬한 치어리더의 춤 공연이 곁들여졌다.
오후 3시가 넘자 게임은 종료되고 주민 노래자랑이 있었다. 각 팀별로 응원전이 치열했다. 체육회 회장과 울산시의회 차기 의장의 노래도 곁들여 졌다. 중간 중간에 사회자는 늦게 온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을 소개했다.
경품 추첨도 있었다. 50명이 경품에 당첨돼 상품을 받았고, 게임 성적에 따라 팀별로 부상이, 노래자랑 입상자에게도 상품이 주어졌다.
오후 4시 30분쯤 행사가 끝나고 주민들이 체육관을 벗어나자 모두에게 수건 한 장씩이 선물로 나눠졌다. 밖에는 여전히 굵은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주민들이 모두 체육관을 벗어난 시간, 이곳 학성중학교 체육관 인근에 있는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는 장맛비속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오후 5시부터는 카페 '울산촛불문화제' 회원들이 첫 정기모임을, 이어 6시부터는 촛불음악제가, 7시부터는 촛불문화제가 25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민노당 울산시당 및 울산진보신당 당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 손에 우산을 바쳐든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폭풍우가 몰아 닥쳐도, 이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 손엔 촛불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전 인근에서 주민체육대회가 열린 것은 모르고 있었다.
박석철 기자 psc@sisaul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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