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북구 중산동에 설립된다죠.
2010년에 차질 없이 개교시키겠다고 울산교육청과 북구청이 협약식까지 치뤘더군요.

축하드립니다

김상만 교육감님, 축하드립니다.
세일즈 행정으로 울산 교육을 살리겠다더니 그 첫 작품으로 북구청에 외고를 세일즈하셨군요.
덕분에 고입 무한경쟁의 족쇄 속에서 절망할 아이들 앞에서도 당당하셔야 합니다.  

울산의 1%의 학부모님, 축하드립니다.
매년 중 3 학생의 1%인 200여 명이 부산과 경남의 외고로 진학한다죠.
그 1%에 해당되어 아이를 타지로 보낼까 노심초사 많이 하셨죠.
그렇게 소망하던 외고가 설립되었으니 이제 자녀는 꼭 울산에서 고등학교 보내야 합니다.  

학원 원장님, 축하드립니다.

요즘 영어학원 빼고는 죽을 맛이라던데.
외고가 울산 학원계를 살렸습니다.
울산외고 대비 특별반을 초등 4학년부터 만들어야 되겠지요.
특히 북구지역의 학원은 외고 특수를 만들기 위해 많이 바빠지겠습니다.
부디 학원비 인상은 주변 물가 눈치 좀 봤으면 합니다.

북구의 분양업체 사장님, 건설업체 사장님 축하드립니다.
기껏 지어놓은 아파트가 미분양되어서 죽을 맛이었죠.
혹 외고 유치가 꽉 막힌 분양시장에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요?

아참, 빼먹어서는 안 될 분들이 계시군요.
윤두환 의원님, 강석구 구청장님, 축하드립니다.
집권여당의 힘을 확실히 보이며 북구 희망통장에 백지수표 한 장 집어넣으셨군요.
이게 공수표 안되려면 당장 100억 원의 현찰이 필요할텐데,
엄한데서 빼 쓰면 나중에 탈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도 제가 축하드려야 하나요?

혹 김상만 교육감과 특별한 연고가 있습니까?
자신의 경제력이나 자녀의 성적이 상위 1%에 해당되나요?
가족이 초등학생, 중학생 대상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나요?
미분양 아파트 분양업체나 건설업체 사장님과 잘 아는 사이인가요?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구청장의 열렬한 지지자이신가요?
이 다섯 가지 조건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당신께도 축하드리겠습니다.

해당사항이 없다면 정신 가다듬고 잘 봐야 합니다.
지역 발전이라는 잘난 껍데기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하나만 말씀드리죠.
이제 북구에서 외고에 100억 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거 누구의 돈입니까?
바로 여러분의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지금 다니고, 앞으로 다닐 학교에 쓰여도 부족할 그 돈이,
이제는 울산의 1%를 위해 외고로 들어갑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일단은 괜히 김칫국 마시고 학원에 돈 갖다 바치고,
아이들 열공시키며 괴롭히지 마세요.
그리고 엄한 데서 돈 빼지 못하게 구청예산을 잘 감시하세요.

그리고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부와 교육청의 모든 귀족학교 정책(자사고, 특목고, 기숙형 공립고 등)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주세요.

우리 사회의 미래요, 우리 노동자의 미래인 아이들의 교육이
지금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