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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강남' 남구갑 이상기류...이채익 불출마로 혼전[22대 총선 맛보기] 전은수·김상욱·이미영·오호정 '4파전'... 보수텃밭 민심 향방은?
박석철 | 승인2024.03.21 18:32

울산광역시 6개 선거구 중 울산 남구갑(신정1동~5동, 삼호동, 무거동, 옥동)은 신정동 울산 토박이들이 건재하고 '부촌'인 옥동이 자리 잡고 있어 예로부터 울산시민들이 선호하는 주거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남구갑은 '노동자의 도시' 울산 북구나 동구와 달리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국민의힘은 울산이 광역시가 된 1997년 이후 치러진 역대 총선에서 한 번도 야권에 국회의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민주당 바람이 거세던 4년 전 제21대 총선에서도 이채익 후보가 53.40%를 얻어 43.27%를 얻은 민주당 심규명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국민추천 프로젝트' 대상 지역구에 울산 남구갑이 포함된 이유 또한 이 때문으로 보인다. 남구갑은 서울 강남갑·을을 비롯해 대구 동·군위갑, 대구 북갑 등과 함께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울산 남구갑에선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예비후보(39), 국민의힘 김상욱 예비후보(44), 새로운미래 이미영(52)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오호정(33) 우리공화당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장(정당순)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함께 경선 하던 사람 중 하나를 국민추천으로... 이상한 것 아이가"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 선거사무소
▲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 선거사무소
ⓒ 박석철

 

19일 오후 울산 남구 옥동 뒷산 체육공원. 평소 이곳은 요즘 유행하는 맨발걷기를 비롯해 운동을 하기 위해 주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이날 현장 만난 이들의 연령은 대다수가 60~70대였지만,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선 예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됐다.'국민의힘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란 울산 남구갑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70대 한 남성은 "잘 하고 있는 이채익이를 왜 잘랐는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이번 공천은 좀 이상한기라. 3선 현역을 날리고 공천 줄 거면 중앙에서 대단한 사람이 오는 줄 알았는데 그기 아이라"라며 "함께 경선을 하던 4명 중 1명을 국민추천이라고 내세우니, 더 이상한 것 아이가"라고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또 다른 70대 남성은 "3선 정도 하면 물갈이 하는 것이 맞기는 맞지요"라며 "공천된 김상욱이가 젊고 똑독하더마, 그런데 문재인이 지지했다 카는 소리가 들리데. 찍어주기에는 좀 걸리는 부분이 있네..."라고 덧붙였다.

이런 목소리는 이 지역 보수층 내에서도 나온다. 울산 남구에서 봉사단체 회장을 지내고 있는 60대 남성은 "국민의힘을 늘 지지해 왔지만 이번 공천은 수긍할 수가 없다"라며 "후보 성향도 모르겠고 인지도나 정치경험이나 부족해 보인다. 투표하러 가기가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동 체육공원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예년과 다른 분위기에 대해 "저 분들 저래 시부리사아도 막상 선거하러 가면 손이 2번으로 갈끼라. 여태 그래왔다 아잉교"라고 살짝 귀띔했다.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새로운미래 이미영 후보 선거사무소
▲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새로운미래 이미영 후보 선거사무소
ⓒ 박석철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지난 10여 년 간 민주당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당찬 여성'으로 알려진 새로운미래 이미영(52) 예비후보를 경계하는 분기위도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빙의 상태로 가면, 결국은 민주당 표를 깎아 먹을 것이라는 우려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한 시민단체 대표는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이미영 예비후보가 지난 1월 8일 울산 남구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나도 참석했지만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면서 "그런데 일주일 뒤 민주당을 탈당하고 당적을 바꿨다. 그런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민주당 동지들을 출판기념회에 초대한 것에 서운함이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미영 예비후보는 지난 1월 15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어렵지만 가야할 길은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10여년 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 새로운미래와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새로운 길에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탈당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인쇄업을 하는 50대 남성은 "민주당 전은수 예비후보가 덩치에 비해 당차더라"라며 "참신한 모습에 지역 내 분위기도 좋아 이번에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아성을 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 선거사무소
▲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 선거사무소
ⓒ 박석철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봐도 무방할 남구갑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된 건 현역인 3선 이채익 의원이 컷오프된 뒤 국민추천제를 통해 후보에 오른 김상욱 변호사를 두고 보수층과 국민의힘 내구 일각에서 '2012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란 비판이 나오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가 "송철호 변호사(전 울산시장)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고 있던 터라, 송 변호사의 요청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해명했지만, 아직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울산 남구갑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김상욱 예비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 정도, 민주당에서 구의원과 시의원을 역임한 이미영 새로운미래 예비후보의 민주당 표 잠식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상욱 예비후보가 보수지지층의 공천 철회 요구나 보수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이미 표출된 보수층의 불만 해소 여부에 따라 판세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류는 여당 쪽에서만 감지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자 변호사인 민주당 전은수 예비후보가 퇴임 교사단체 등의 지지를 받는 등 선전하는 분위기지만, 남구지역에서 텃밭을 갈아온 이미영 예비후보가 민주당 지지표를 얼마나 가져갈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자치권 확대, 자영업자 폐업생계수당... 각양각색 공약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울산 남구갑과 남구을의 경계지역인 달동 사거리에 각 정당의 선전 현수막이 걸려 있다.
▲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울산 남구갑과 남구을의 경계지역인 달동 사거리에 각 정당의 선전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박석철

 

전은수 민주당 예비후보는 민생1호 공약으로 '청년소득·노인소득 50만원 지급'을 내놨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는 실업률·고용불안 증가로 이어져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라며 기본소득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민주당과 함께 모든 울산 시민이 실업, 고용불안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인간의 기본적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기본소득을 반드시 입법하고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욱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1호 공약으로 "울산산업특별자치시로 자치권을 확대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울산이 기업과 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기업환경과 정주환경이 타 광역단체보다 좋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차별화된 울산만의 강점을 지닌 행정 및 입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영 새로운미래 예비후보는 '자영업자 폐업생계수당 의무화'를 공약했다. 그는 공약 제시 이유로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크다"며 "은행 대출로 금리나 상환조건 등 더 큰 부담을 안게 되기에 이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업이라는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일정기간 생계비를 지원해주는 '폐업생계수당'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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