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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치열한 삶' 시로 펴낸 김윤삼 시인<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 출간... "사십 년 노동이 만들어낸 온 몸의 노래"
박석철 | 승인2022.11.22 16:45
김윤삼 시인ⓒ 김윤삼

김윤삼 시인의 말에 따르면,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가장 치열한 노동 현장은 조선소 내 하청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이다. 고등학교 때 실습 나간 조선소의 하청노동자로 5년을 일하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로 32년을 일하고 있는 김윤삼 시인. 

김 시인은 "조선소 하청노동자 5년은 자동차 노동자 32년의 세월과 맞먹는 고통, 아니 그 이상의 것일 수도 있다"고 술회한다.

한 겨울 찬바람과 삼복더위 땡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해야만 하는 선상에서의 힘든 노동을 회상한 말이다. 특히 조선소에서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노동자의 산재사고 서사를 직접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사회에서 줄곧 노동운동과 언론개혁 활동을 펴고 있는 김윤삼 시인이 11월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라는 시집을 냈다.

그는 노동자로 치열하게 살면서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이번 시집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로서의 5년이 자동차 노동자 32년의 세월과 맞먹는 고통이었던' 그 경험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라고 한다.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 저자 김윤삼. 출판일 2022년 11월 3일. 판형 128mm×205mm, 면수 108. 출판사 (주)삶창

이 시집에 들어 있는 시 '여명'을 보면 왜 붉은색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새벽은
어둠 너머에서 옵니다
새벽은
노동자의 붉은 피에 젖어 해가 뜹니다
불 밝히는 하루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여명의 바다를 보면 압니다.


'깃발'에서 김윤삼은 "깃발을 내리지 않아야/저 줄이라도 가능합니다/흔들리는 생명 줄을 보고/자조 섞인 목소리로 푸른 불꽃을 튀기는 용접봉은/붉은 피를 흘리며 녹아듭니다"라며 치열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노동행적을 옆볼 수 있게 했다.

시 '지문'에서는 "간판 없는 비정규직, 사이렌도 울지 않습니다/평소 나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을 즐겨 쓴/그의 지문만이 사람이라고 외칩니다"라고 읊조렸다. 모두 투쟁시이자 김영삼 시인의 노동 경험담 체온을 느껴지게 하는 글이다.

김윤삼 시인은 1966년,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조선소가 지척인 경주 감포에서 태어났다. 울산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해 조선소 하청노동자로 실습을 나가 조공(비숙련공)으로 용접과 제관, 배관 일을 했다. 지금은 자동차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노동조합 현장 조직 활동을 한다.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학년 재학 중인 그는 시집으로 <고통도 자라니 꽃 되더라>가 있다.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울산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이인휘 소설가는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 추천사에서  "김윤삼 시인은 사십 년을 노동자로 살았다. 그냥 노동자로 살면서 흘러가는 대로 산 것이 아니라, 왜 자신이 노동자가 됐으며, 노동자란 우리 사회의 어떤 존재이며, 인간으로서의 노동자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찾아가며 생각의 뿌리를 키워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에 실린 시들은 그의 사십 년 세월이 만들어낸 온몸의 노래다"라며 "가난과 고된 노동과 멸시를 겪었던 시간들. 그 차별과 억압을 넘어서기 위한 투쟁과 구속과 죽음의 노래이다. 그 노래가 격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서정적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십 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장고 속에서 생각의 뿌리를 내려온 그의 마음이 날것 같은 분노와 설움을 쓰다듬으며 따뜻하게 품어온 까닭이다"고 전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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