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진보당 제공

올해 지방선거에서 전국 유일 진보구청장이 당선된 울산 동구가 국내 지자체 최초로 내년부터 1주 15시간 미만(14시간 이하) 노동자인 '초단시간 노동자'가 없는 일자리를 추진한다.

기초지자체(동구)에서 직접 '1주 15시간 이상 계약', 즉 '최소생활노동시간보장제'를 도입하는 것인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울산 동구청에서 주 14시간에서 15시간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는 장애인일자리 50명, 도서관 사서 도우미 4명 등 54명으로 파악됐다.

동구는 정부재정이 투입되는 장애인일자리는 보건복지부의 동의를 구하고, 구 재정 일부를 투입해 15시간 이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초단시간'이란 근로기준법상 단시간 근로자(1주 근로 동안 근로시간이 통상 근로자에 비해 짧은 근로자)보다도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노동자를 지칭하는데, 각 사업장에서 4주간(1개월)을 평균해 1주일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를 의미한다. 

이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해 울산 동구는 "모든 일하는 시민과 노동자들이 일을 하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고, 동시에 사회안전망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구청장도 "2023년 울산동구 생활임금제 시행을 통해 초단시간 노동자와 기간제 등 취약노동자 대상 생활임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라며 "이를 통해 저임금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구청장은 또한 "초단시간 노동 없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울산 동구가 초단시간 노동자를 없애는 이유 

현재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에서도 1주일 근로계약을 15시간 미만으로 활용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들이 많다. 지난 2021년 기준 초단시간 노동자는 158만명에 이르지만 주휴수당이 적용되지 않고 연차휴가 등도 적용받지 못하는 취약노동자다.

직장에서 1주 15시간 미만계약을 할 경우, 주휴수당 및 사회보험 의무가입이 아니기에, 계약 종료 이후 실업급여 수급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재취업 등 경제생활에 애로 사항이 있다.

일부 민간부분에서는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상시 지속 업무임에도 10시간이나 14시간 등으로 쪼개기 계약을 하는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울산 동구는 공공부문과 민간위탁 시설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1주 15시간 이상 계약제 즉, 가칭 '최소 생활노동시간 보장제'(Minimum living working hours guarantee)'를 도입키로 한 것. 

공공에서 최소한의 생활임금을 보장하고 사회안전망을 적용받는 좋은 일자리를 구축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