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하치장. 작업자가 판넬을 조작해 리프트를 상승, 하강시켜 제품을 투입한다.ⓒ 금속노조

지난 19일 오후 1시 30분경 현대자동차 울산 3공장 하치장에서 제품 하차 작업을 하던 화물노동자가 설비와 작업장 계단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하치장 밖에 있던 다른 트럭 운전기사가 차량이 나오지 않아 하치장으로 들어가 사고를 당한 노동자를 확인하고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하치장은 화물차에 실어온 제품을 대형 드롭리프트를 이용해 작업장으로 투입하는 곳으로 차량 운행노동자가 직접 리프트 판넬을 조작해 4단까지 리프트를 올려 제품을 투입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앞서 지난 1월 3일 오후 1시 30분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프레스 1공장에서 청소업무에 투입됐던 하청노동자(54)가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현대차 사장 "깊은 애도, 재발방지 총력")

사고 현장이 대형 리프트로 각종 자재와 제품을 하차시키는 곳이라 끼임, 충돌 등 다양한 재해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높은 작업장이라는 점이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한 배경으로 보인다.

노동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현장의 설비 주변에 부착된 안내판에는 '안전장치 변칙 사용 절대 금지(플러그 고리 탈거, 안전매트 이동, 안전울 넘는 행위 등)', '드롭리프트 작동 무인공정 내 출입 금지'등 안전수칙을 적어두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안내와 달리 해당 공정은 작업자가 서서 리프트를 조작해야 하는 판넬조작대와 리프트 사이에 안전울(출입문)과 안전울을 열고 닫을 때 체결해야 하는 안전플러그, 안전매트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23일 오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개월 사이 두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여전히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대차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대해 "위법하고 부실한 행정조치로 현대자동차의 반복적인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울산지청장은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면서 "현대자동차 사업주를 구속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사고후 조치에 대해 "사고가 난 3공장 하치장에 한정된 부분작업중지 명령은 위법이므로 현대차 울산공장 전체 하치장에 작업중지를 명령하라"면서 "전공장 특별감독과 시스템 진단을 포함과 종합 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작업중지 명령 해제 절차 진행 시 반드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를 포함해 화물노동자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라"며 "목격자와 동일 작업 노동자 등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한 노동자들에 즉각 치료를 보장하라"고 아울러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