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인근 전국 16개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원전동맹 박태완 회장(울산 중구청장)이 7월 30일 울산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국원전동맹 조직 완료에 따른 기자 회견을 열고, 원자력 안전 교부세 신설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 울산 중구청

9월 3일 새벽 제9호 태풍 마이삭, 7일 오전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모두 부산 울산 경주 등 영남권 지역을 강타하면서 부산 기장 고리원전과 경주 월성원전이 고장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부산 기장 원전과 경주 원전 모두에 인접한 울산의 시민단체들이 지난 7일 "외부조사위원회 구성과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노후원전 폐쇄를 재차 요구했다. (관련기사 : "고리 이어 월성까지 원전 사고, 시민에게 정보 제공하라") 

이어 8일에는 원전 주변 전국 지자체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철저한 조사와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 강구"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원전 인근지역 동맹(회장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부회장 권익현 전북 부안군수, 정미영 부산 금정구청장)소속 전국 16개 지자체는 8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태풍으로 원전6기가 셧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우려하면서 "원전고장 등 사고 발생 시 현장확인·조사참여권 보장"을 요구했다.

앞서 이들 16개 지자체는 울산 중구 박태완 구청장을 필두로 "원전 소재지에만 지급되는 원전 지원금을 인근 지자체로 확대하자"며 전국원전동맹을 출범하고 해당지역 314만 국민을 대표해 '원자력 안전 교부세' 신설 법안 통과, 원전정책 추진 시 16개 지자체 의견 적극 반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원전 인근 자제차들 "태풍으로 인한 원전6기 가동중단, 사상초유의 사태"
 
전국 원전동맹은 이날 '원자력 안전은 말 뿐인가?'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서를 내고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원전 3, 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가 가동 중단된 데 이어 제10호 하이선으로 월성원전 2, 3호마저 멈추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진도 아닌 태풍으로 원전 6기가 멈춘 사태에 대해 전국 16개 지자체, 314만 국민들의 대표 조직인 전국 원전동맹은 심각한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발생한 한빛1호기 수동정지 사건, 하나로원자로 자동정지 사고에 이어 올해 '한국판 명품원전'이라고 불리는 신고리 3,4호기 침수 사고, 한전원자력연료(주)의 6불화우라늄(UF6) 유출사고 등이 발생한 상태에서 태풍으로 인한 원전6기 가동중단은 사상초유의 사태"라면서 "잇단 사고로 말미암아 원전 인근 지역 314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 지자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전국의 원전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보강을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유사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을 상기했다.'

또한 "특히, 2003년 발생한 태풍 매미 때도 고리원전이 가동 중단된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태풍으로 인한 원전 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원안위와 한수원은 원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지역 주민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겠다'는 말을 반복해 왔다"면서 "사용 후 핵연료 처리문제, 원자력 안전 등 각종 원전정책에서 위험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원전 인근 지역 314만 국민들의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국 원전동맹은 "원전정책 결정 시 원전 인근 기초지자체장의 동의 의무화 및 전국 원전동맹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추천권을 부여하라"면서 "원전 관련 모든 정보를 원전 인근 지자체와 공유하고 원전고장 등 사고 발생 시 현장 확인·조사 참여권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덧붙였다.
 
박태완 전국 원전동맹 회장(울산 중구청장)은 "근래 잦은 고장과 사고로 인해 원전 인근 지역 314만 국민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사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 사고 발생 시 원전 인근 지자체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주민의 안전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원전 정책에 인근 지자체가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원전동맹은 울산 중구, 남구, 동구, 북구를 비롯해 부산 금정·해운대구, 전남 무안·함평·장성군, 전북 부안·고창군, 경북 포항시와 봉화군, 경남 양산시, 강원 삼척시, 대전 유성구 등 16개 원전 인근 지자체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