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8일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전남 구례군은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폭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구례 전체 1만3000여 가구 가운데 9%인 1165가구가 침수돼 이재민 1318명이 발생했다.
 
또 농경지 421ha가 침수됐고 가축 3650마리가 피해를 입었으며 전통시장 157개 점포와 상하수도사업소 등 공공시설 67개소가 침수되는 등 잠정 피해액만 126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가 끝난 주말인 지난 14일 오전, 울산 중구청장(박태완)과 중구체육회장(명일식) 등 울산 중구지역민 40여 명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구례군 구례읍 5일장을 찾았다. 이들은 장화와 장갑을 착용하고, 빗자루와 갈고리 등 다양한 복구 장비를 양손에 들었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은 "비로 인한 피해와 이로 발생한 수재민들의 아픈 마음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복구 현장을 찾았다"고 구례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처럼 울산 중구의 구청장과 지역민들이 전남 구례 수해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주민들을 위로한 것은, 4년전 태풍으로 울산 중구의 전통시장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던 '동병상련'에 기인한다. (관련기사 : 울산, 태풍으로 2명 사망... 현대차 공장도 침수)

울산 중구, 전남 구례 피해 소식에 회의 갖고 피해복구 동참하기로 결정

4년전인 지난 2016년 10월 5일 울산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태화강이 범람해 인근 중구 태화전통시장이 침수되면서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울산에는 한 때 시간당 124mm의 폭우가 쏟아졌고 국민안전처는 이날 낮 12시 30분 울산 태화강 지역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한 뒤 낮 1시 20분에는 홍수 경보를 발령, 주민들을 대피토록 했다.

하지만 중구 태화강 하류 인근 저지대에 있는 태화전통시장 등은 물에 잠겨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울산 중구의 피해 복구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펼친 바 있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분홍 목도리)과 명일식 중구체육회장 등 40여명이 지난 지난 14일 최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5일장을 찾아, 피해지역 주민들을 도와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 중구

울산 중구는 최근의 긴 장마로 전남 구례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긴급하게 회의를 갖고, 피해복구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중구 참가자들에 따르면, 14일 도착하니 대규모 지원이 전국에서 잇따르면서 도로와 큰 피해복구가 진행됐고, 이에 울산 중구 참여자들은 상가 내부의 집기를 들어내 세척하고, 내부 청소를 맡는 등 구례군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복구를 진행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울산 지역민 대표로 나서 중구청 직원들이 평소 급여 끝전을 모은 우수리 기금 가운데 100만 원 상당으로 마련한 식품꾸러미를 이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명일식 중구체육회장은 "구례 현장에 와보니 몇 일간 전국 각지에서 온 온정의 손길로 생각보다 많은 복구가 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아직 도움이 많이 필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수해 복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울산 중구가 과거 태풍으로 인한 수해로 대규모 피해를 겪었던 만큼, 그 아픔이 어떨지 누구보다 통감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복구에 참여했다"면서 "전남 수재민 모두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겠지만 절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길 바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도움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