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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핵폐기물 시설' 공론화 진행중인데 자재부터 반입한 한수원"공론화라는 이름으로 국민 동원했나" vs. "공론화 시작 전 계약한 것"
박석철 | 승인2019.10.07 16:25
9월 30일 아침 9시경 탈핵 활동가들에 의해 목격된 월성원자력본부로 반입되고 있는 맥스터 건설용 자재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국내 각 핵발전소 부지 안의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는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용량이 꽉차 핵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이 시급한 실정에 이르자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를 위한 공론화를 추진 중이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 시민사회가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를 반대하는 이유)

이 공론화는 국내 5곳의 핵발전소(단지) 부지 안에 '고준위핵폐기물 건식 임시저장시설(맥스터) 건설을 할지 말지에 대해 지역실행기구를 구성하고, 지역공론화를 통해 지역주민의 뜻에 맥스터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이런 가운데서도 월성 핵발전소 맥스터 증설에 필요한 자재를 반입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탈핵단체가 10월 4일 김종훈 의원(울산동구, 민중당)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한수원은 지난 7월에 1차 자재 반입, 9월 30일과 10월 1일 2차 자재를 반입했다. 한수원은 맥스터 증설을 위해 대우건설과 139억원의 공사계약을 맺었고, 무진기연과 자재구매 90억 원을 계약하는 등 200억 원 넘는 계약이 확인됐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7일 성명을 내고 "그동안 산업부 관계자와 한수원은 공공연하게 지역공론화를 통해 지역주민이 원치 않으면 맥스터를 짓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한수원이 맥스터 관련 200억 원 넘는 계약을 진행한 상태에서 이는 지역공론화와 원안위 심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위핵폐기물 건식 임시저장시설 건설자재 어떻게 확인됐나

맥스터 자재 반입 사실확인은 지난 9월 30일 울산 탈핵활동가들이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 아침 상여시위에 참여했다가 월성홍보관 앞에 핵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용기와 닮은 자재가 100미터 이상 늘어서 있던 것을 목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지난 4일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 민중당)실을 통해 한수원이 지난 7월에 1차 자재 반입, 9월 30일과 10월 1일 2차 자재를 반입한 것을 확인했다.

도급계약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맥스터 증설을 위해 대우건설과 139억원의 공사계약을 맺었고, 무진기연과 자재구매 90억 원을 계약하는 등 200억 원 넘는 계약이 확인됐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산업부는 한수원이 반입한 맥스터 자재를 반출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산업부가 한수원의 맥스터 건설에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을 동원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한수원이 산업부 꼭대기에 앉아 제멋대로 하는 행위를 엄중히 문책하고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고준위핵폐기물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장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핵발전소 가동을 위한 임시저장시설을 증설하는데 대한 국민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 화장실 없는 아파트(최종처분장 없는 핵발전소 가동)를 계속 가동할 것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의 산업부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는 전 국민에게 핵발전소 가동에 따른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문제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는 임시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졸속 공론화를 중단하고, 재검토위원회를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 전 국민과 소통하는 제대로 된 공론화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를 시작하기 전에 계약한 건에 대한 계약이행"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맥스터 증설은 원안위에서 증설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수원은 일방적으로 자재를 반입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핵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이 시급하자 지난 박근혜 정부는 '원전 외부에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확보시점 이전까지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을 확충한다'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안)을 발표했지만 탈핵단체 등의 반발로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공론화를 통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 재검토'가 공약화 됐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8년 5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 준비단'을 발족한데 이어 올해 4월 3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구성,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중이다.

하지만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는 "전 세계적으로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에 대한 해법을 가진 나라는 없는데 우리만 공론화로 결정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고준위 핵폐기물은 핵발전소 부지 안에 임시저장시설이라는 이름으로 보관돼 있지만 점차 쌓이자 현재 모든 핵발전소의 습식 저장시설에 조밀하게 저장돼 있다. 핵폐기물 발생량이 많은 월성 1~4호기에는 건식저장시설까지 들어서 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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