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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울산국립대' 선물, 이런 뜻이 아니었는데...지방분권 원했지만 엘리트 양성소로..."학자금 이자지원 열악"
박석철 | 승인2019.04.03 17:29
2005년 9월 16일 울산국립대 설립이 확정되자 울산시청 정문에 환영 설치문이 달렸다

울산이 '날치기 통과'라는 오명속에서도 광역시로 승격되던 되던 해인 1997년 100만명을 넘긴 인구가 10년 후 120만명에 육박했다.

인구 증가와 높은 소득수준으로 연간 1만3000여명의 고교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높은 대학진학률 보였다. 하지만 울산에는 4년제 대학이 단 한 곳 밖에 없었다. 이 통에 많은 울산 학생이 매년 외지에서 대학을 다녀야 했고 그만큼 학부모가 지출하는 교육비는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같은 시민들의 호소에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울산국립대 설립'을 공약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수년에 걸친 추진끝에 이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울산국립대를 설립하기까지 교육계의 반대로 많은 고충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교육 관료와 교육계는 "지금 대학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새로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울산국립대 설립을 지방분권 중 하나로 봤다. 그는 2004년 1월 29일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시대 선포식에서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설립 불허방침에 따라 절대 불허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은 울산에 국립대를 설립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농촌이 폐교한다고 도시에 학교를 새로 안 지을 수 있나, 110만도시 울산에는 국립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관료들을 설득했다.

결국 2005년 9월 16일 울산국립대 신설이 확정됐고 학부모들은 '이제 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환호했다. 울산 곳곳에는 노 전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하는 인사말이 현수막으로 걸렸다. 5년 뒤인 2009년 3월, 울산국립대는 울산과학기술대라는 명칭으로 개교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방분권 차원 국립대 설립 약속 이행에도 울산국립대 설립 확정 14년, 개교 후 10년이 지난 현재 울산학부모들의 교육비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자금의 이자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울산시민연대 "타 지역에 진학할 수 밖에 없는데도 학자금 이자 지원은 낙후"

울산국립대는 울산과학기술대에서 2015년 전국에서 4번째로 울산과학기술원으로 개원했다. 그동안 전국의 우수인재가 모여드는 엘리트 대학으로 성장해 많은 연구 성과 등을 냈다. 그 반면 울산시민들의 숙원이었던 지역민의 대학 정원 확대에는 기여하지 못해 매년 소수의 울산지역 학생만이 울산과기원에 진학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울산시민들에게 들었던 고호소는 '대학이 없어 외지로 진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이에 화답했는데 이후 대학설립을 진행한 정치권과 행정, 관료가 울산국립대를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특화대학으로 발전시킨 탓이다.

울산과기원에는 '울산국립대 설립' 감사의 뜻으로 매년 울산시가 100억원, 대학 소재지 울주군이 50억원 등 10년간 1500억원의 시민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이 예산 지원 취지와 달리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성장하면서 시민예산이 전국 엘리트들에게 투입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대 설립 후, 지역의 정치권이 선거철만 되면 여야 없이 울산국립대 설립의 공을 내세우는데 반해 시민들은 여전히 자녀의 타지 유학으로 높은 교육비를 지출해야 한다. 2018년 1만1298명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4년제와 2년제를 합해 6226명만이 울산지역 내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외지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울산시민연대가 1일 이런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울산이 타 지역 대학에 진학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인데도 학자금 이자 지원이 타 도시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울산시민연대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다수의 지자체는 시민들이 균등한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 제공과, 비싼 대학 등록금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조례를 운영하고 있고 울산시도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2017년부터 해당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울산 소재 대학이 많지 않고 더욱이 이자지원 자격 범위를 '현재 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으며, '시 관내 소재 대학교 재학'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이 바람에, 인구가 118만여명이지만 2017년에는 959만원, 2018년에는 976만원 밖에 지원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민연대 파악 자료에 따르면 구조적 요인 및 까다로운 이자 지원 조건으로 울산시의 학자금 대출 이자지원 인원과 금액은 특·광역시 중 최저다. 이는 대학 진학생 수가 비슷한 대전과 비교해 대상자 수는 10분의 1, 지원금액은 20분의 1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산시민연대는 "대구는, 타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의 이자지원 신청은 증가하고 있으며, 지원대상의 약 절반가량이 타 지역으로 진학한 경우"라면서 "대전 또한 지원 대상의 약 3분의 1 가량이 타 지역으로 진학한 경우다. 두 도시 모두 지역민 우대와 같은 내부기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으로 진학한 학생에게는 까다로운 도시로, 타 지역으로 진학한 울산출신 학생에게는 각박한 고향인 셈"이라고 토로했다.

결론적으로 울산시민연대는 "전국에서 높은 재정자주도를 가진 울산이지만 주권자이자 납세자의 고등교육을 위한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은 무척이나 민망한 수준"이라며 "타 지역으로 진학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조건 등을 감안해 '울산시 외 소재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에게도 지원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대출이자지원의 조건으로 '관내 주민등록자'라는 한정 역시 완화해 열려있는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라"면서 "타 지자체와 호혜성의 원칙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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