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난 22일 대중교통개선심의위원회를 열고 택시 기본요금을 현재 1500원에서 1800원~2000원까지 인상하는 안을 확정하고 다음달부터 시행하려 하자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심지어 택시운전자들까지 "요금이 오르면 손님이 줄어들어 수입이 적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울산시가 고유가 타개책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홍보하고 있는 마당에 대중교통 요금을 올린다는 것은 이중적인 정책"이라며 서비스 개선 등이 없는 요금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 울산시가 택시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안을 추진중이라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2004년 12월 당시 일반 택시회사와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기본요금을 2,200원으로 하는 43.9% 요금인상을 신청해와 그동안 회계법인에 검증용역을 의뢰, 요금인상안을 산출해 왔다"고 밝혔다.

택시 업주들도 "저임금으로 택시운전자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요금 인상분을 운전자의 복지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저생계비도 못벌어 간다며 하소연하는 택시운전자들에게 요금인상분이 과연 혜택으로 돌아갈 지는 미지수다.

요금인상 운전자 복지에?

현재 울산에는 3311대의 개인택시와 2208대의 회사 택시 등 모두 5500여대가 운행중이다. 울산지역에 있는 45개 택시회사의 평균 차량 보유수는 50여대. 대부분의 택시회사가 구인난으로 상당수 택시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많은 택시 운전자들은 기본금 30∼50만원에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수입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택시 운전자들의 불평은 커다. 한 택시운전자는 "기본금 30만원에 사납금외 금액으로 수입을 얻고 있지만 다른 복지혜택은 거의 없어 교통법규를 모두 지키면 한달에 100만원 벌이도 힘든다"고 토로했다.

또 한 운전자는 "먹고살기 위해 공공연히 합승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저임금을 받으면서 서비스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은 특히 회사측이 요금인상을 운전자들의 복지에 사용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에서는 택시운전자들이 회사측의 부당한 처우를 비난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봄 민주택시노조 울산본부 조합원 70여명이 울산시청 남문에서 "부가세 감면액을 부당하게 사용한 택시업주를 처벌해 줄것"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택시노조는 "정부가 택시회사의 부가가치세를 50% 감면해 주고 감면액 모두를 운전자 처우개선과 근로조건 향상에 사용하도록 했으나 대부분 업주들이 이를 착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열악한 재무구조에 따른 저임금과 불친절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회사택시를 줄여나가고 개인택시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택시기사들은 이같은 저임금에도 이 일을 할까. 그들은 한결같이 "할게 없어서"라고 답한다.

택시운전자들은 삶의 최후의 보루로 택시운전을 택하지만 이 마저도 노력만큼의 댓가를 얻지 못한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울산시가 시민여론이나 택시기사들의 근본적인 복지대책은 무시한 채 요금인상안을 시의회 보고 등 절차를 거쳐 다음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라 택시노사간 불신과 시민들의 가계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