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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지진 후 1년, 원전도시 울산은 안녕한가?시민들의 안전 요구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둔 보수-진보 간 힘겨루기로 변질
박석철 | 승인2017.09.11 16:10
2016년 9월 12일 저녁 7시 44분쯤 5.8 규모 지진이 발생한 후 밤 11시 50분 울산 동구 화암초등학교 운동장에 지진으로 불안해 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딱 1년 전인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지진이 인근 울산도 강타했다.

기자와 가족이 체험했듯이 이웃들도 그날 오후 7시 44분쯤 2~3초간 건물이 흔들리고 서랍이 열리는가 하면 형광등이 흔들리는 정도의 난생 처음 경험하는 강진을 겪었고, 불안해 하는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관련기사 : 학교 운동장 모인 주민들 "서랍 열리고 형광등 흔들")

앞서 두 달 전인 7월 6일에는 울산 동구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터라 시민들은 불안해했고, 특히 울산이 주변에 10여기 이상의 원전으로 싸인 원전의 도시인지라 시민들의 불안은 더 가중됐다.

다음날부터 언론에서는 당국의 발표로 경주와 울산 등 지진 발생지역에서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 12일 지진의 여진은 2017년 9월 10일 기준 총 634회 발생했다. 이 가운데 4.0~5.0 미만은 1회, 3.0~4.0 미만은 21회에 달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원전도시 울산은 지진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해 졌을까? 또한 시민들의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왔을까.

5.8 지진 후 울산시민 불안, 그중 가장 큰 불안은 원전사고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후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가장 걱정하고 관심을 가진 곳이 원전이었다. 자칫 원전지대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고가 나면 대재앙이 오는 것을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목도했기 때문이다.

이후 시민들은 탈핵단체의 구호에 맞춰 탈핵 목소리를 높여갔고 집회와 시위의 빈도도 높아져 갔다. 그즈음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시민들은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나갔다.

올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기까지 6개월 가량을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간 울산경남부산 시민들의 주요 요구 중 하나는 탈핵이었다. 그중 핵심은 노후원전 폐쇄와 신규원전 중단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대통령 후보들은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하나같이 탈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탈핵-노후원전 폐쇄-신규원전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탈핵 공약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고리원전1호기 폐쇄를 선언했고 결국 6월 18일 0시를 기해 영구 폐쇄에 들어갔다. 대통령은 또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도 추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의 강한 저항은 인근 주민과 한수원노조 등의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실력행사로 이어졌고, 급기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는 공론화위원회구성과 국민 여론으로 판가람 나게 됐다.

문제는 1년 전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발생 이후 조성된 '탈핵-신규원전 중단 시민요구'가 그 본질이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은 어느새 신고리 5,6호기 건설여부를 두고 보수와 진보 간의 사활을 전투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9일 원전 해당 도시 울산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반 양측의 대규모 집회와 거리행진이 동시에 열린 것이 그 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울산 남구 태화강역에서는 한수원노조 주최로 지역주민과 보수단체 등이 참가한 '신고리 5,6호기를 사수하라' 집회가 1만5천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집회 후 인근 롯데백화점 부근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와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은 전국에서 모인 탈핵을 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오후 3시부터 울산 남구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롯데백화점 광장까지 1.5㎞를 행진한 후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주최측 추산 1만명 참가).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 "시민 안전 위해 신규 원전 중단을"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가 9월 11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지진 1년을 맞은 9월 11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성단층대 위에 짓고 있는 신고리 5·6호기는 안전하지 않다"면서 "안전한 울산 만들기 위해서라도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질전문가(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들은 역사 자료로도 규모 6.7~6.8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지 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허가 당시 2개의 활성단층만 조사해 최대지진을 평가해 법이 정한 4개의 활성단층을 평가에서 뺀 것이 국정감사에서 뒤늦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주지진의 원인이자 활동성 단층인 양산단층대도 최대지진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계속건설을 주장하는 측은 신고리 5,6호기가 지진 규모 7.0까지 견디는 내진설계를 했다고 하지만 지질학계는 우리나라에 규모 7.5까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면서 "국내원전은 모두 내진설계가 6.5까지만 되어 있고, 신고리 5,6호기만 7.0까지 설계돼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역시 최대지진값을 감당할 수 없는 불안정한 설비"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전 사고가 나면 누가 피해를 배상해야 하는가"면서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이미 피해 규모가 200조원 이상이며, 아직도 피해액은 계속 늘고 있다.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배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신고리5,6호기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는 그러면서 "1년전 울산은 온 도시가 흔들렸고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고 여진이 이어져 피난배낭을 싸놓고 약간의 진동에도 불안에 떨어야했다"면서 "정부는 지진대 위에서 가동 중인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내진성능을 재평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지키기 위해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다른 핵발전소도 탈핵로드맵을 세워 조기폐로에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석철  sukchul-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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