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유관에 구멍을 뜷고 경유를 절취한 경북 경주시 외동읍 현장
ⓒ 울산남부경찰서

송유관이 지나는 지역에 고물상을 차려 놓고 20미터 땅굴을 판 후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경유를 훔친 일당 5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경북의 경유 집산지로 가는 송유관을 노린 후 송유관이 지나는 울산 인근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고물상을 차려 놓고 범행을 벌여왔다. 송유관을 뚫어 고압호스로 빨아들인 경유는 3개월간 64만 8000리터, 시가 8억2000여만 원에 달했다.

이같은 송유관 기름 절취는 하천과 토양 오염을 유발하고 자칫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도 커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한다.

송유관 기름 절취, 환경 오염과 대형사고 유발 가능성

울산남부경찰서는 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밸브를 이어 유조차와 고압호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기름을 훔친 일당 5명을 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혐의로 지난 6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47세)등 5명은 총책, 판매책, 운반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공모한 후 지난 5월 경북 경주시에 있는 고물상을 임대해 7번 국도변에 위치한 송유관을 노렸다. 이들은 송유관이 지나는 위치에서 지하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후 약 40미터의 고압호스를 연결해 3개월간 경유를 훔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위장으로 차려 놓은 고물상에 송유관 굴착소와 유류보관소를 마련해두고 유조차 1대와 유류 운반 화물차량 4대, 유종 감별 장치 등을 갖추는 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남부경찰서 담당자는 "송유관을 뚫고 들어가는 호스 입구는 바늘구멍만 하지만 워낙 고압으로 빨아당기기에 경유를 다량 절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부경찰서는 "송유관 기름 절취는 단순히 도난 당한 기름이 문제가 아니라 파손된 시설의 복구와 절취시 오염된 하천 및 토양 복원에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즉시 발견해서 조치하지 않을 경우 대형사고 위험도 있는, 대단히 위험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기름 절취는 일반 절도범에 비해 처벌이 더 엄중하다. 송유관안전관리법 제13조2 제1항에는 '2년이상 10년 이하 징역 혹은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확보된 증거자료를 분석하고 송유관 유류절도와 유통, 판매에 관여한 가담자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이를 판매한 시중 주유소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