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여성들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지난 8일 낮 12시부터 청소노동자들이 265일 재 파업 농성 중인 울산과학대에서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대학 정문에서 청소 용품을 들고 청소 노동자들의 고충을 알리고 있다.

생활 임금을 요구하며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 농성을 벌인 지 265일을 맞은 지난 8일, 울산과학대에서 '울산 여성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이 날은 3·8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했다.

여성들은 울산과학대 정문에서 지지 발언과 지신밟기 등으로 여성 노동자 대회를 연 후 인근 동구 대송시장까지 거리 행진하며 지역 주민에게 청소 노동자의 실상을 알렸다. 특히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저 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한 말을 상기하며 "정부 스스로 불공정한 소득 분배를 자백했다"면서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의 생활 임금 요구는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방문하는 곳마다 청소 노동자 투쟁 알릴 것"

울산 지역 각계 여성들은 앞서 지난 2월 10일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생존권 투쟁을 지지하는 100인 선언(참여자는 208명)을 하고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의 생활 임금 요구는 정당하며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울산과학대 실질적 책임자인 이사장이 직접 나서서 청소노동자의 요구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 울산과학대 노동자 위해... '여성 100인 선언' 나섰다).

이날 울산 여성 노동자 대회에는 지역 여성 외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지부 소속 청소 노동자들, 알바 노조 아르바이트 노동자, 그리고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진행한 구미현 밀양 주민도 함께 했다.

참여자들은 오전 11시부터 울산과학대 농성장 주변에서 <극단 새벽>의 선두로 지신밟기를 한 후 낮 12시에 울산과학대 동구 캠퍼스 정문에 모여 청소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방문하는 전국 현장마다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려 나갈 것"이라며 "청소 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해 오는 4월 초 울산과 서울에 전국 노동자가 집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성들은 오후 1시 30분 울산과학대 정문을 출발해 정문 아래에 있는 대송시장까지 행진하며 지지와 연대 발언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청소 노동자의 실상을 알렸다. 여성들은 다시 오후 3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번화가에서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 울산 여성 대회를 열고 시가지 행진을 벌였다.

3·8 울산여성대회조직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군대 내 여군 인권 보장, 세월호 인양,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사태 조속한 해결 등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한편, 울산과학대 청소 노동자들은 파업 기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대학 측의 가처분 신청에 따른 벌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밀양 주민들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그동안 밀양 투쟁에 함께 연대해 준 것에 고마움을 전하고 벌금 마련을 위해 제작 판매하고 있는 수제 비누를 청소 노동자들에게 선물했다. 또한 지역 최대 노조인 금속 노조 현대차 지부는 투쟁 후원금 1천만 원을 울산과학대 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