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3월 개교하는 '울산스포츠과학 중·고등학교' 조감도 ⓒ 울산시교육청

울산시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울산스포츠과학 중·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지난 12일 모집 종목을 확정하고 이를 발표했다.

하지만 스포츠중고교는 아직 공사 첫 삽도 떠지 않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9일 쯤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개교까지 9개월 가량 남은 상태에서 개교시 학생 수용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울산에서는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의 반대에도 울산시교육청이 2010년 3월 개교한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결국 학교 건물을 제때 짓지 못해 울산과학기술대에서 더불살이 개교를 하고, 특히 완공된 외국어고는 외벽이 붕괴되면서 아직까지 휴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귀족학교 비난받던 울산외고 건물 못지어 파행수업>)

울산의 외국어고는 전임 교육감 공약이었고, 스포츠중고는 현 울산교육감 공약사항이다. 또한 둘 다 교육감 선거를 하는 해에 서둘러 개교한다는 점이 닮았다. 하지만 전임교육감이 선거를 앞두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외국어고 파행을 불러온 점에 미뤄 이번 울산스포츠중고의 경우도 비슷한 우려가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입학전형 요강도 7월초 심의 거쳐 확정...학사일정 차질 불가피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12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북구 산하동 7만여㎡의 땅에 수영장과 400m 트랙 8레인, 종목별 훈련장, 체육관, 종합 웨이트트레이닝장, 기숙사 등을 갖춘 울산스포츠중고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교육청은 스포츠학교에서 육성할 경기 종목을 육상·수영·체조·유도·양궁·태권도 등으로 확정했고, 입학전형 요강은 7월초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포츠중고교가 특목고인 점을 감안하며 이같은 진행은 학생모집 등 하반기 학사 일정에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현 김복만 교육감이 공약사항인 스포츠중고를 내년 선거가 시작되기 전, 임기내에 서둘러 진행하려다보니 무리가 따르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포츠중고가 전국 광역시도 중 울산만 없고, 지역의 체육 인재들이 외지로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리한 공사 일정에 외벽이 붕괴된 울산외국어고 사례에서 보듯, 빠듯한 공사일정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 기간이 너무 소요돼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내년 개교까지 학교 전체를 짓을 수 없으므로 우선 급식소, 교실 등을 먼저 짓고, 체육 관련 시설을 짓는 동안 학생들은 현재 일선 학교의 체육시설을 이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까지 체육시설 공사 등 모든 학교 시설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울산스포츠과학 중·고등학교의 개교 종목은 중학교 7개, 고등학교 10개다. 울산시교육청은 "당초에는 중학교 7개 종목, 고등학교 14개 종목을 육성 종목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고등학교 종목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중학교 종목은 육상, 수영, 체조, 유도, 양궁, 태권도, 근대3종 등으로 2학급, 고등학교는 육상·수영·체조·사격·역도·복싱·레슬링·카누·유도·태권도 등 10개 종목으로 학급당 25명씩 스포츠전문과정 2개 학급과 스포츠인재과정 1학급 등 총 3개 학급을 모집한다. 고등학교의 축소된 4개 종목(요트, 사이클, 양궁, 근대4종)은 연차적으로 개설, 모집할 예정이다.